메이저리거 강정호, 시카고서 ‘성폭행 혐의’로 美 경찰 조사(종합)
2016-07-06 09:41
미국 일리노이주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6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소속의 강정호가 지난달 시카고 컵스와 경기를 위해 시카고를 찾았다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시카고 현지 경찰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달 18일 시카고 매그니피센트 마일 지역에 있는 호텔에 한 여성을 불러 술을 먹인 다음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여성은 23세로만 밝혀졌다. 이 여성은 ‘범블’이라는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강정호가 호텔로 불러 술을 권해 마신 뒤 15분에서 20분 정도 정신을 잃은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 관계자는 이날 이후 이틀 뒤 병원을 직접 찾아 성폭행 증거 검사를 받아 지난달 말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물론 강정호의 소속 구단인 피츠버그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시카고 경찰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수사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구단주도 “메이저리그와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의 규약에 따라 커미셔너 오피스(Commissioner's Office)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이번 혐의가 얼마가 심각한지 알고 있다”고 공식 성명을 냈다.
다만 쿠넬리 구단주는 아직 강정호의 성폭행 혐의가 인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쿠넬리 구단주는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은 하지 않겠다”며 “구단 스태프와 선수들에게도 강정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 모두는 심각한 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지난 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에 15홈런을 기록하며 미국 현지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시즌 도중 정강이와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올 시즌 중반 복귀해 49경기에서 타율 0.255에 홈런 11개를 기록 중이다.
사건이 벌어진 지난달 18일 피츠버그는 3-4로 졌고, 그날 이후 강정호는 13경기에서 타율 0.158로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복귀 후 일시적인 체력적 요인으로 봤다.
한편 강정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빠지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성폭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9회초 1사 후 토니 왓슨의 대타로 강정호를 기용했다.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 구원 투수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대타 안타를 기록한 뒤 9회말 수비 때 우익수 아담 브레이저와 교체됐다. 피츠버그는 오승환(34)이 휴식을 취한 세인트루이스를 5-2로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