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vs 가전사 ‘UHD TV 표준안’ 놓고, 공청회서 ‘한판승부’

2016-07-03 12:00
The-K 호텔서 개최, KBS‧MBC‧SBS‧EBS‧삼성‧LG '총출동‘…미래부, 7월중 최종확정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지상파와 가전사가 ‘지상파 UHD TV 표준안'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4일 열리는 공청회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논란의 중심인 ‘방송신호 암호화’와 ‘안테나 장착’이 포함된 표준안이 일단 민간표준으로는 가닥이 잡힌 상황이지만, 최종 확정이 아닌 만큼 한국방송협회를 중심으로 한 지상파와 삼성‧LG로 대표되는 가전업계의 논리 대결이 예상된다. 미래부는 이달 중 각계 여론을 수렴해 최종확정을 짓겠다는 방침이다.

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4일 오후 3시 양재 The-K 호텔에서 개최한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 주최로 진행되는 행사로, 유럽식(DVB-T2) 기반 표준과 미국식(ATSC 3.0) 기반 표준에 대한 협의회 비교검토 결과 발표 및 패널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김규현 경희대 교수가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검토결과를 발표한다. 이중 업계간 갈등이 깊은 ‘지상파 UHD 암호화 기술’과 ‘UHD방송 안테나 장착’이 핵심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부분을 포함한 ‘지상파 UHD TV 표준안'은 민간차원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총회를 통해 윤곽이 나온 상태다. 그러나 아직 최종 결정이 남은 상태로, 애가 타는 것은 지상파 쪽이다.

이와 관련,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최근 미방위 전체회의에서 “TTA에서 민간표준으로 적용되긴 했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TV 제조사의 경우 콘텐츠 암호를 풀수 있는 제작을 하게 되면, 다른 나라에 팔고 있는 것과 별도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때문에 ‘지상파 UHD 암호화 기술’을 반대하는 삼성‧LG 등 가전사와 이를 최종 확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지상파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들은 암호화가 UHD 콘텐츠의 불법 복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가전사들도 시청자가 지상파 수신 안테나와 별도로 암호화 해제 장치까지 구매해야 UHD 방송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고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UHD 부분을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 기술에 쳐져있는 법규정 등을 확실히 하고 가야하는데, 세계 최고라는 이유로 조급증에 빠진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지상파 쪽에선 적극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추가 부담이 TV 한 대당 1000~2000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100만원이 넘는 TV가격을 고려할 때 미미한 수준이며, 이 또한 방송사가 함께 부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협회는 오는 7일 ‘지상파 UHD 표준 및 안테나 설치’에 관한 기자 설명회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방침이다.

공청회에는 가전사에선 삼성과 LG, 지상파에선 KBS를 중심으로 MBC, SBS, EBS 등이 참석하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소비자연맹이 ‘방송표준방식 검토결과’에 대한 패널 의견 발표를 하게 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에 제기된 의견을 검토‧반영해 적합한 방송표준방식(안)을 협의회에서 건의하면, 7월 중 행정예고 등 관련 고시 개정 절차를 거쳐 국내 방송표준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S2016 현장에 출품된 삼성 SUHD TV.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사진=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