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한은, 산은으로 전락”…기재위·정무위 ‘구조조정’ 비판 봇물(종합)
2016-06-30 17:45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국회는 30일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실효성 문제를 도마위에 올리고 관련 한은, 산은 등 구조조정 주관 기관의 책임성을 문제 삼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조경태)에서는 한은의 발권력 동원 문제를, 정무위원회(위원장 이진복)는 전날에 이어 ‘청와대 서별관회의’ 실체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우선 기재위에서는 한은 주도의 11조원의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이 결국 국민의 혈세라는 점에서 여야 막론 비판이 터져나왔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재위 회의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에는 재정이 투입되는 게 마땅함에도 한은 발권력이 동원되는 (현재 정부 계획이) 그대로 간다면 한은은 산업은행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이라면서 “중앙은행의 권위와 원칙을 지키려면 10조원이든 100조원이든 1조원이든 (자본확충)펀드를 이런 식으로 가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질타는 더 거셌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에 한은까지 썩어가고 있는 동아줄을 잡아당겨야 하냐는 논란이 거세다”며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와 관련해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은 발권력 동원의 법적 근거가 한국은행법 1조라는 이주열 총재의 답변의 대해 “한은법 1조의 ‘금융안정’은 은행에 대한 것이지, 부실은행 대출을 직접 관장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쏘아붙였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도 “두 국책은행(한은과 산은)이 하도 사고를 쳐서 BIS(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질 것 같으니 만든 게 자본확충펀드가 아니냐”며 “국민들에게 보편적인 부담을 안겨주는 한은의 발권력 동원은 나쁜 선례”라고 비판했다.
정무위에서도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실효성 문제제기가 있었다.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도 “국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 신음 중인데 금융기관과 은행의 도덕적 해이와 구태가 국민들에게 좌절감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이동걸 산은 회장이 취임한 지 넉달 밖에 되지 않아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잘못된 부분은 빨리 시정하고,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면서 “(산업은행 혁신 방안을 위해) 좀 더 실질적인 책임 부과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은 다른 관점에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이나 동부제철 등 문제 있는 기업들 130여개를 처리하는데 누가 손에 흙과 피를 묻히며 하겠나"라며 “현실적으로 산은이나 정부 내에서 구조조정을 책임진 사람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과 면책 기준을 줘야 이같은 위험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책임지고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무위에서는‘청와대 서별관회의’를 두고 이틀째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제기한 대우조선해양 자금지원 과정에서 ‘청와대 실세 압력설’과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에 질의를 퍼부었고, 서별관회의 내용에 대한 자료 확보에 화력을 집중했다.
전해철 더민주 간사는 “오늘도 산은에서 성실하게 (서별관회의) 자료 제출을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앞으로 청문회나 국정조사의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게 명칭(서별관호의)을 바꿔 자료를 요청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만 있었을뿐 최대한 말을 아껴 대조를 보였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대법원 업무보고에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사장의 전방위 로비 의혹과 법조계의 ‘전관예우’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국방위는 병무청 ·방위사업청 업무보고에서 방산 비리 근절 문제와 공익근무요원의 관리 실태 등을 다뤘다. 교문위는 교육분야 산하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농해수위는 한국마사회, 농어촌공사, 항만공사 등 산하 공기업을 대상으로 각각 업무보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