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의 재탄생…에너지타운을 주목하라
2016-06-30 14:22
홍천 소매곡리, 애물단지 시설들이 수익사업으로 탈바꿈
마을 떠난 주민들 다시 돌아와 활기…개도국 수출도 준비 중
박 대통령 “종합비즈니스 모델로 육성…세계화 노력하라”
마을 떠난 주민들 다시 돌아와 활기…개도국 수출도 준비 중
박 대통령 “종합비즈니스 모델로 육성…세계화 노력하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 기피·혐오시설을 활용한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 애물단지로 꼽히던 혐오시설이 관광수익을 내는 등 성공사례까지 나오며 지역사회에 새 먹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환경부는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관광 명소화하고, 성공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한다. 또 개도국에 수출하기위한 중장기 계획까지 수립했다.
에너지신산업 육성의 핵심인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과 같은 기피·혐오시설 부지를 활용해 바이오가스,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판매한다. 특히 주민 생활환경 개선, 소득향상 기여 등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성공사례도 나왔다. 국내 최초 친환경에너지타운인 홍천 소매곡리는 과거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처리장 등 기피시설이 입지해 악취피해, 지가 하락으로 주민이 떠나 홍천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둘러본 후,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기피하던 환경시설을 지역 주민의 소득원으로 전환시켜 님비현상을 완화하고,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종합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관광명소화를 통한 전국적인 확산과 세계시장 진출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매곡리 마을은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으로,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도시가스를 생산하고 처리과정 부산물로 퇴·액비도 생산하는 등 수익도 발생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외에 하수처리장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과 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소수력 발전으로 추가수익을 창출하고 ▲상·하수도 공급 ▲마을회관 개조 ▲홍보관 설립 ▲꽃길 조성 등으로 생활환경도 개선했다.
마을 주민들은 친환경에너지타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온실(건조야채 생산)과 가정용 소포장 퇴비생산 등에 재투자해 추가 소득을 창출할 예정이다.
소매곡리 주민 김수예(여·63세)씨는 “귀촌을 생각하며 여러 곳을 알아보다 지인 소개로 지난 5월 이곳에 왔다”며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조성되며 마을에 많은 변화가 있다. 나무를 심고 꽃길을 만든다고 하는데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홍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지난해 5개소(청주·아산·경주·영천·양산), 올해 5개소(인제·음성·보령·완주·제주) 등 10개소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선정해 전국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국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중국 등 개도국에도 수출한다는 장기 전략도 세웠다. 중국 ‘농촌환경 종합정비 생태건설사업’에 국내 친환경에너지타운 모델을 접목하기 위한 한·중 협력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농촌환경 종합정비 생태건설사업은 중국형 새마을운동으로 5년간(2008∼2012년) 2조원을 투입해 6000개소를 조성했다. 오는 2020년까지 총 6만개(20조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5월 한-이란 환경부장관 MOU 체결을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 공동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과 연관된 국산 기술·설비를 개도국에 수출하기 위한 종합로드맵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신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홍천 시범사업이 님비현상 해결뿐만 아니라 환경·에너지 문제 해결, 마을 소득 향상, 일자리 창출, 농촌관광 활성화 등 1석5조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