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시장 공략 '수익보다 투자 우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

2016-06-30 14:04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 책임자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전개할 한국 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한준호 기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 1월 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자체제작 콘텐츠 강화와 케이블TV사업자(SO)와의 협력을 들고 나왔다. 한국 시장 진출 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넷플릭스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유료 가입자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이번 한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찾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이외 시장에선 당분간 흑자를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며 수익보다 투자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아시아시장의 경쟁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현재 상황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한국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설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시장도 일본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익보다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는 "자체 제작할 한국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탐색 중으로 올해 안에 많은 것들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활용한 한국 가입자 확보 의지를 밝혔다.

현재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영화 '옥자'를 촬영 중이며,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될 예정이다. 배우 배두나가 출연하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센스8' 시즌2의 서울 촬영에도 의욕을 나타냈다.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는 "한국에서 제작해서 한국 시청자와 해외 시청자가 즐기는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큰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일에는 넷플릭스 관계자들이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를 찾아 케이블TV사업자(SO)들과 만나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는 사업협력 모델과 그에 따른 수익배분 문제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조나단 프리드랜드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국내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와 파트너십을 맺고 딜라이브 셋톱박스에서 넷플릭스가 제공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와 협력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제시하는 수익배분률이 너무 낮긴 하지만, 한번 만나 이야기나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라며 "SO보다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에게 유통창구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190개국가에서 8100만명이 가입한 넷플릭스의 2016년 1분기(1~3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9억5700만 달러(약 2조2500억원), 순이익은 17% 증가한 2700만 달러(약 310억원)로 시가총액은 379억 달러(약 44조원)에 달한다. 본사가 위치한 미국에선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자체 제작한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의 지위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