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 주일대사 내정자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대통령 방일" 발언 논란

2016-06-29 22:00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이준규 주일 대사 내정자가 29일 "금년 하반기에 일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이때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아태정책연구원 주최 외교안보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면 "한일 양국의 관계 증진을 위해서 매우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또 "양국이 박 대통령의 방일 자체를 좋은 기회로 삼아서, 한일 관계의 개선 내지 발전에 획기적 계기가 되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정례화에 합의한 한중일 정상회의는 올해 일본이 의장국을 맡아 개최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여 개최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공식 부임하지 않은 대사 내정자가 주요 현안이자 정상 일정에 해당하는 문제를 포럼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와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청와대에서 공식 발표하지 않은 사안이다.

3국 정상회의가 일본에서 열리면 회의 참석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박근혜 대통령의 2013년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내정자의 발언과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금년도 3국 정상회의는 의장국인 일본에서 개최될 차례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언급은 한중일 3국 간 협의를 통해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면 박 대통령이 이 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내정자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바람직한 관계까지 발전해 나가는데는 아직도 갈 길이 굉장히 멀다"며 "위안부 합의를 합의 정신에 따라서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면서 관계 복구를 위해서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비트랩'이 터질 때 어떻게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관계 정상화 노력의 큰 흐름을 유지해 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선적인 것은 손상돼온 대화의 채널을 복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외교부, (일본) 외무성 간의 채널은 물론 정부 각 부처의 대화 채널이 조속한 시일 내에 옛날 수준으로 복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뉴질랜드 대사, 주인도 대사 등을 역임한 이 내정자는 유흥수 주일대사의 후임으로 내정됐다. 그는 일본 측의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 동의가 나오는 대로 공식 임명절차를 거쳐 다음 주께 현지에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