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 이틀간 170명 대학교수·대학생과 소통
2016-06-29 11:00
28일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 이어 29일 ‘LG글로벌챌린저’ 발대식 참석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대학이 곧 국가 경쟁력의 뿌리라는 믿음으로 28년간 해외 연구를 후원해왔습니다.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양성해 주십시오.”
“저성장과 환경문제와 같이 세계 모든 국가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도전해 우리가 꿈꾸던 것을 현실로 바꿔주십시오.”
구본무 LG 회장이 28일과 29일 연 이틀 대학 교수들과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의 원천인 인재들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 의지를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LG는 ‘연암해외연구교수 지원사업’을 통해 이공계, 사회과학, 경제∙경영, 어문∙역사∙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년 30명의 교수를 선발, 본인 및 배우자 왕복항공료와 1인당 연간 3만 6000달러 상당의 해외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원사업의 의의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학문성과를 높이고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양성해 주시는 한편, 연구 목표를 성취해 성과를 후학들과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올해를 포함해 지금까지 777명의 대학교수를 선발하고 총 240여 억 원의 해외연구비를 지원했다. 28년간 지속해 오기까지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두 배 이상 치솟아, 달러 기반으로 해외 연구를 지원해왔던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놓였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인재 양성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구 회장의 신념으로 사업은 계속 이어왔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교수들이 이번 연암해외연구 지원사업에 다수 선발돼 그 권위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뇌의 신경전달 과정 세계 최초 관찰 성공, ‘미국화학회지’에 논문 게재한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부 이남기 교수 △영하 90도에서 작동하는 반도체 소자 최초 개발로 주목 받은 성균관대 전기전기공학부 박진홍 교수 등이다.
한편 이날 증서수여식에는 한민구 심사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을 비롯한 심사위원들과 선발교수 30명, LG 경영진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이튿날인 29일 오전 ‘LG글로벌챌린저’ 발대식에 참석해 35개 팀 140명 대학생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전을 격려했다.
구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1995년 시작된 ‘LG글로벌챌린저’는 지금까지 22년간 725개 팀 2760명을 배출한 국내 최초∙최장수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이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저성장의 국면과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문제 등은 어느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세계 모든 국가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라며, “여러분과 같은 우수한 인재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전, 과감한 시도들은 우리가 꿈꾸던 것을 현실로 바꿀 것”이라고 격려했다.
LG그룹은 올해의 경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비롯한 환경 문제 해결에 대한 대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eabin(해양 쓰레기 수거장치)’을 이용한 혁신적 해양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방안 △일반인들이 에너지 생산자로 참여할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스템 △광흡수물질을 포함한 태양광 페인트를 활용한 에너지 빈곤층 지원 등의 탐방 주제들이 그 예다.
한편, 국내 유학 중인 외국인 대학생들은 국내 탐방에 나선다.
올해는 세계 14개국에서 온 외국인 대학생 5개 팀 20명이 △지역별 전통 장문화 △전통 한지 △한국 음식의 이슬람권 진출 방안 등 한국의 문화와 제도들을 세계로 알릴 수 있는 주제를 선택했다.
LG는 탐방에 필요한 항공료와 활동비를 지원하며, 탐방 후 보고서 심사를 통해 6개 수상 팀 중 4학년 재학생에게는 입사자격을, 3학년 재학생들에게는 인턴자격을 부여하고 있어 대학생들에게 취업의 기회로도 각광받고 있다. 탐방 결과가 우수한 외국인 대학생에게도 LG 인턴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LG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LG글로벌챌린저 출신 직원들이 130여 명이 넘는다.
‘LG글로벌챌린저’는 대학생들에게 탐방 주제와 국가에 제약을 두지 않고 여름방학기간 중 2주에 걸쳐 정부기관, 연구소, 대학, 기업, 사회단체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발대식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LG 경영진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등 심사위원, ‘LG글로벌챌린저’로 선발된 대학생과 가족 등 430여 명이 참석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평소 대학교수, 이공계 석∙박사, 젊은 대학생들과 소통하며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응원하고 아낌없이 지원해 온 것은 훌륭한 인재가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된다는 구 회장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