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최첨단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꿈의 빛인 'X-선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에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항공대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시운전 착수 불과 2개월 만에 0.5nm 파장의 X-선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미래부는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사업비 4298억원을 투입해 포항공대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했다. 이후 올해 4월 12일 원안위의 방사선발생장치 사용허가에 따라 같은 달 14일부터 종합 시운전을 해 왔다.

이달 14일 새벽에 최초의 X-선 레이저가 관측됐으며, 외부 전문가검증위원회가 29일 현장을 방문, X-선 레이저의 에너지 스펙트럼, 파장, 펄스 등 기본성능을 검증했다. 이 자리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모든 장치가 성공적으로 정상 작동함을 공식 확인했다.

시운전 시작 후 자유전자레이저 발생까지 미국(LCLS)이 2년, 일본(SACLA)이 4개월 걸린 것과 비교했을 때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PAL-XFEL)는 불과 2개월만에 성공한 셈이다.

통상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하고, 언듈레이터(150m)에서 진행방향을 주기적으로 바꾸면서 강한 X-선을 발생시킨다. 이때 함께 진행하는 전자들과 X-선의 궤도와 파장이 0.005nm 오차 이하로 정확하게 일치해야만 X-선 자유전자레이저(병원 X-선의 100조배)로 증폭된다.

권면 검증위원회 위원장은 "이처럼 짧은 시간에 극한의 정밀도를 요하는 0.5nm X-선 레이저 발생에 성공했다"면서 "에너지를 서서히 올려가면서 최적화하는 2차 시운전을 잘 진행 한다면 올해 말까지는 최종 목표하는 10GeV/0.1nm 파장 X-선 레이저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X-선 자유전자레이저는 기존 3세대방사광 보다 1억배(햇빛의 100경배) 밝아서 물질의 미세구조를 나노단위까지 관측할 수 있다. 또 3세대 보다 1/1000 짧은 펄스폭(20펨토초)으로 물질의 현상을 펨토초(10-15) 시간 단위까지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단분자 단백질이나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어 획기적인 신약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신물질․신소재 분석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 IT·반도체 소자산업, 의료분야 등 다양한 산업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부와 포항공대는 국제수준의 성능검증을 위해 국내 연구진을 중심으로 해외 유수 연구자가 참여하는 X-선레이저 활용 데모실험을 12월에 실시하고, 내년부터 이용자 실험지원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우수한 성과를 조기에 창출하기 위해 중점 활용분야를 도출해 새로운 연구를 선도하는 탁월한 소수과제와 해외석학과의 공동연구 등에 4세대 가속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