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내려잡았다. 이번 전망치는 한경연이 지난 3월 발표한 2.6%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29일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 2016년 2·4분기'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한경연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불안한 대외여건을 꼽았다.

연초 중국경제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 등 불안한 대외여건이 이어진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대내적 경기진작 정책으로 성장둔화가 일부 상쇄될 수 있지만, 여소야대 국회, 주요 산업 구조조정 추진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정책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한경연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4%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에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소폭 상승하겠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기존전망보다 낮을 것으로 관측했다.

또 경상수지는 지난해 1059달러 흑자에서 올해 991억 달러 흑자로 소폭 감소한 가운데, 수출(-4.6%)보다 수입(-5.4%)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발생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으로 상승추세가 지속되면서 연간 1191원의 절하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장금리(회사채AA-, 3년)는 브렉시트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한국 기준금리 인하압력으로 작용하면서 하반기 중 하락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한경연은 잠제성장률이 하락하지 않도록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단기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총 네 차례의 경기변동 국면이 나타났는데 각 기간에서 우리 경제가 경기저점을 통과한 이후 3년 간 장기추세성장율은 평균 14.4%였다.

그러나 가장 최근 경기저점 시기인 2013년 1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기간의 장기추세성장률은 8.9%로 이전 경기변동 기간의 60%에 불과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한경연의 지적이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연구실장은 “2013년 1분기를 기점으로 한국경제가 저점을 통과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2015년 4분기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경기 재하강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추경을 포함한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정책과 함께 체질개선을 위한 장기적 경쟁력 제고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