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올해 상반기 영화계는 국내영화 대 해외영화의 치열한 접전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영화 ‘검사외전’을 시작으로 국내 대작 영화들이 장기 흥행에 성공했고 ‘캡틴 아메리카’, ‘엑스맨’ 등 디즈니·마블 영화들이 대거 개봉, 고정팬 및 새로운 팬들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국내 관객이 가장 많이 본, 가장 뜨거웠던 작품은 무엇일까? 

먼저 국내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본 영화는 이일형 감독의 ‘검사외전’이다.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과 손잡고 누명을 벗으려는 이야기로 황정민·강동원의 콤비플레이가 돋보이는 작품. 2월 3일 개봉해 누적관객수 970만 6695명(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끌어 모았다.

외국영화 중 관객들이 가장 많이 본 작품은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다. 4월 27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힘을 합쳐 전 세계를 구했던 어벤져스 멤버들이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놓고 대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국내 관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배우들이 총 출동한데다가 스파이더맨까지 가세한 이 영화는 누적관객수 867만 6000명을 돌파하며 해외 영화들 중 가장 높은 관객수를 자랑했다.

두 작품 중 국내 관객들이 가장 찾은 영화는 단연 ‘검사외전’이다. 1812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된 ‘검사외전’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보다 103만 695명의 관객이 더 들었다.
두 작품이 올 상반기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5월 12일 개봉해 8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곡성’은 1485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었으며 현재 누적관객수 685만 1527명이 모였다.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제 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며 더욱 화제를 모은 바 있다.

4위는 디즈니애니메이션 ‘주토피아’다. 470만 3060명의 관객이 본 이 영화는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1위 주토피아에서 일어난 의문의 연쇄 실종사건을 토끼 경찰관 주디 홉스와 파트너 여우 사기꾼 닉 와일드가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놀라운 것은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박스오피스 역주행이다. 2월 17일 개봉해 미미한 성적을 보였던 ‘주토피아’는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개봉 25일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6월 28일 현재 5위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다. 6월 1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30년,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 후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제 69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26일 기준) 누적관객수 405만명을 돌파, 역대 19금 영화 중 가장 높은 관객수를 자랑했다.

개봉 당시부터 화제의 중심이었던 ‘아가씨’는 개봉 4주차에 주연배우인 김민희의 스캔들로 흥행 위기를 겪었다. 모두 ‘아가씨’의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했지만 이후에도 꾸준한 흥행세로 400만 관객을 모았다.

이어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 ‘귀향’, ‘데드풀’, ‘엑스맨: 아포칼립스’, ‘히말라야’가 올해 상반기 박스오피스에 차례로 랭크됐다. 1위부터 10위까지 국내영화 5편, 외국영화 5편이 순위권에 들었고 치열한 접전 끝에 근소한 관객수 차이로 국내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다.
‘캡틴 아메리카’, ‘데드풀’, ‘정글북’, ‘엑스맨’ 등 쟁쟁한 해외영화들의 개봉에도 관객들은 국내영화의 손을 먼저 들어줬다. 그리고 하반기. 국내영화는 ‘부산행’, ‘덕혜옹주’, ‘밀정’,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이 해외영화는 ‘레전드 오브 타잔’, ‘수어사이드 스쿼드’, ‘닥터 스트레인지’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올 하반기 역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객들은 어느 작품의 손을 들어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