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전기차 생태계 조성, 규모의 경제 이뤄야

2016-06-27 16:00

전기자동차 산업의 시장 긴급과제와 선진화 조성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전기자동차협회 주관으로 27일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2016년 제 1차 전기차리더스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자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으로 생태계를 꾸려가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최근 미세먼지와 경유차 배출가스 논란 등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27일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 1차 전기차리더스포럼’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5700대로 내연기관 차량의 약 5%에 불과하며 주로 70~80%가 제주도에 집중 보급돼 있다. 특히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전기차 관리기관이 흩어져 집중적인 정책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는 반면 답보상태에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기차 시장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전기차 전후방 산업 육성에 산·학·연이 힘써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이날 포럼에서 박정호 르노삼성차 대외협력이사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기택시 보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택시 보급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중국은 2017년까지 베이징에 전기택시 17만대를 보급하고 영국은 2018년부터 런던 모든 택시에 전기차만 허용한다. 또 미국은 2020년까지 뉴욕 옐로캡 3분의 1을 전기택시로 교체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 전기택시 보급 및 계획은 미비한 수준이다. 박 이사는 “현재 르노삼성차는 서울 60대, 대구 50대, 제주도 7대 총 117대 전기택시를 보급했다”며 “올해 하반기 제주도에 100대 전기택시 보급을 앞두고 있으며 포항과 부산과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는 전기택시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에 현재 54기(급속 4기) 충전시설을 158기(급속 28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박 이사는 주행거리가 긴 택시 보급을 통해 대기질 개선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00대 전기차를 보급할 경우 1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민간보급은 900t에 그치는 반면 전기택시의 경우 약 4배에 달하는 3360t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기택시는 충전기 설치 및 보급의 수월함도 강조했다. 박 이사는 “민간보급의 경우 국민 80%가 공동주택 거주자로 충전기 설치 및 보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전기택시의 경우 택시조합과 법인택시 사업장에 충전기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기택시는 한정된 보조금으로 다수의 시민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소개했다. 박 이사는 “지자체에 500대 보급시 1년간 전기차 이용자수는 500명에 그치지만 전기택시로 보급할 경우 4800배 이상인 240만명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전기택시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보금, 친환경(ECO), 운행 4가지 부분에서 정책이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충전 인프라 확충을 비롯해 노후택시를 교체할 경우 전기택시 우선 보급, 전기택시 전용번호판 부여, 시간대별 버스 중앙차선 운행 허용 등 전기택시 활성화에 이 같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전소 부족에 따른 운행반경 제약과 배터리 방전에 대한 불안감이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되는 주된 이유다. 이에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배터리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최근 테슬라가 2018년 출시할 전기차 '모델3' 예약 판매량이 40만대에 육박하게 된 것도 한 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346km에 달하기 때문이다.

윤태일 삼성SDI 그룹장은 “전기차용 배터리는 안전성과 신뢰성은 기본으로 1회 충전으로 장주행과 내연기관 차량 수준의 가격, 충전시간 단축이 성공의 주요 요인”이라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2020년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경쟁력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연구지원이 강화돼야 함을 강조했다. 윤 그룹장은 “소재, 배터리, 부품, 전기차까지 포함하는 국가적인 신 산업체계가 육성돼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산업에 적용이 가능한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비 지원 확대를 비롯해 배터리 특성 학과 등 연구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