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브렉시트, 트럼프 그리고 한국
2016-06-26 10:33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지난 23일 영국의 선택은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시장은 방향을 잃고 크게 출렁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국민투표를 앞두고 수많은 이들이 브렉시트 때 닥쳐올 암울한 미래를 예언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는 GDP 5% 하락을 전망했고,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파운드화의 몰락을 점쳤다. 조지 오즈본 영국 재무장관도 일자리 52만개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 어떤 미래의 숫자도 영국인들을 말리지는 못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EU의 회원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그들이 잃고 있는 ‘현재의 숫자’다.
브렉시트 캠페인의 핵심에는 탈퇴찬성 단체인 보트리브(Vote Leave)가 있다. 이 단체의 공격적 온라인 홍보전략이 젊은 층까지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트리브의 웹페이지는 단순하다. EU가 매년 영국에서 가져가는 분담금 178억 파운드를 다시 가져올 때의 혜택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학교와 병원을 얼마나 더 지을 수 있는지, 어떤 복지를 더 확충할 수 있는지와 같은 통계에 집중한다. EU 속에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우리가 뺏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먼 미래보다는 눈앞의 현실이 힘든 대다수 저소득층의 지지가 몰릴 수밖에 없다. 세계화의 진행 속에서 커지는 빈부격차는 결국 저소득층을 소외시켰고, 이제 그들의 반란이 영국을 새로운 길 위에 올려놨다. 미국의 고립주의를 부르짖는 트럼프 지지자들 대부분 세계화의 과정 속에서 생활의 질이 추락한 서민층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뿐인가. 한국의 브렉시트 기사 밑에 달린 수많은 댓글들은 영국인들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우리의 다문화 정책 폐기를 외친다. 세계화가 몰고 온 거대한 부의 불균형. 이는 결국 미래의 성장이 아닌 현재의 배분에 대중들이 표를 던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