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현실되면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2016-06-23 14:42
위안화 국제화 위협받나, 중국도 투표결과에 촉각 곤두세워

.[사진=연합/AP]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불안한 중국 위안화의 하락곡선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안화 국제화에 큰 타격이 예상돼 중국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중문판은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말레이시아의 메이뱅크(Maybank)가 영국이 EU를 떠나면 중국 위안화와 인도의 루피화가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고 23일 보도했다.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면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투자세력이 리스크 회피를 위해 달러, 엔화로 몰려들면서 위안화 절하 압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메이뱅크는 브렉시트로 인한 달러 강세로 위안화가 최대 5.2%까지 절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도 브렉시트로 글로벌 증시, 원자재 시장은 물론 환율 시장에 큰 파장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위안화의 변동성 증가가 우려된다고 22일 보도했다.

브렉시트로 파운드화 가치가 현재 수준에서 5~6% 가량 떨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절하폭이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달러 강세와 함께 위안화 약세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 절하폭이 5%는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고 등에 따른 달러 강세로 위안화가 이미 상당한 절하 압박을 받고 있어 중국 당국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면 중국 당국의 부담은 커지고 위안화 국제화 전략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영국 런던은 위안화의 주요 거래시장이자 역외 위안화 시장이다. 중국은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런던에 역외 위안화 교역센터를 세웠고 지난달에는 홍콩 외에 역외시장으로는 처음으로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30억 위안(약 5246억원)의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영국의 위안화 예금규모도 전년 대비 120% 급증한 440억 위안에 달했다.

FT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인한 파운드화 폭락 우려에 달러화와 유로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환전소로 몰리고 있다. 영국 우체국은 21일 기준 환전액이 전년 같은 날 대비 무려 74%가 급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