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역사를 새로 쓰며 조별리그 부진을 한 번에 날렸다.

호날두는 유로 2016에서 최악의 행보를 걸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득점. 페널티킥은 실축했고, 20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한 골도 넣지 못한 골잡이였다.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유로 대회에서는 물론 미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코파아메리카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도 비교됐다. 심지어 포르투갈도 승리 없이 2무로 16강 탈락 위기에 몰렸다.

호날두도 극도로 예민했다. 경기 전 현지 방송 인터뷰 요청을 위해 다가간 취재진의 마이크를 뺏어 집어던지는 등 몰상식한 행동도 저질렀다. 자신의 부진에 대한 스트레스를 엉뚱한 곳에 풀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을 극적인 16강 진출로 이끈 것은 결국 호날두였다. 포르투갈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데 리옹에서 열린 유로 2016 F조 마지막 경기에서 헝가리와 3-3으로 비겨 3무(승점 3)를 기록, 조 3위로 16강행 막차에 올랐다.

호날두는 이날 대회 첫 골을 포함해 2골을 성공시켰다. 후반에 터진 2골은 모두 극적인 동점골이었다. 1-2로 뒤진 후반 5분 감각적인 힐킥(발뒤꿈치 슈팅)을 터뜨렸고, 2-3으로 다시 뒤진 후반 17분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연거푸 동점골을 기록해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유로 통산 17번째 출전 경기였다. 역대 최다 출전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릴리앙 튀랑(프랑스), 에드윈 판 데 사르(네덜란드)가 보유한 16경기. 또 호날두는 유로 2004부터 이번 대회까지 유로 대회 본선 4회 연속 골을 넣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호날두는 유로 통산 최다 득점 기록에도 도전한다. 이날 7, 8호 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미셀 플라티니(프랑스)가 보유한 유로 통산 최다골(9골)에 1골 차로 다가섰다.

한편 포르투갈은 D조 1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와 16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