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 느는데 수익률 최악…보험사 자산운용 '비상등'
2016-06-23 00:0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기준금리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들의 주요 투자대상인 채권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자산이 보험상품으로 쏠리면서 매년 운용해야 할 자금은 느는데 수익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운용자산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3.9%를 기록했다.
생보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이 4%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통계를 집계한 1991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운용자산 수익은 2010년 5.9%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4.6%, 2014년 4.5%, 2015년 4.0%로 매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업체별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알리안츠(4.5%), 교보(4.4%), 동양(4.4%), 동부(4.4%), PCA(4.4%), IBK연금(4.4%), 한화(4.3%), 푸르덴셜(4.3%), 현대라이프(4.3%) KDB(4.2%)순이었다.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곳도 삼성(3.7%), DGB(3.7%), 미래에셋(3.7%), 신한(3.8%), 농협(3.5%), 라이나(2.5%) 등 대다수였다.
문제는 매년 보험사들이 운용해야할 자산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1%대 예·적금 이자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계자산이 보험 상품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은 584조3343억원으로 전년동기(537조2100억원) 대비 9%가량 커졌다.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료는 언젠가 돌려줘야 할 부채다. 보험사들은 매년 자산운용을 통해 남긴 수익률로 고객들에게 갚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운용자산 수익이 줄어들면 저축성보험 및 장기보험 등의 역마진 리스크도 커져 보험사는 이중고를 겪는다.
때문에 최근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저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 해외채권,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SRA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펀드를 통해 미국과 중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명 오피스 빌딩을 매입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일본 태양광발전소 사업에 적극적이다. 최근 이를 위해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올해는 투자규모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외에도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리츠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한화생명도 2006년부터 대체투자전담부를 만들고 국내외 부동산,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업비절감, 손해율 관리, 상품출시 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자산운용을 잘해야 하는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투자포트폴리오로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처럼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해외 대체 투자사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