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둘러싸고 EU 속 이견 부상
2016-06-20 17:02
독일·오스트리아 등 일부선 점진적 제재해제 주장
러시아, 계속되는 재정적자에 국영기업 팔기 시동
러시아, 계속되는 재정적자에 국영기업 팔기 시동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에 대해 회의론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관료들 중에서 대러시아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해야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고 EU관련 미디어인 유로액티브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부 장관은 유럽과 러시아의 긴장 심화를 우려하며 대러시아 제재의 단계적 해제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지난 주말 밝혔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의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19일 독일 지역지연합(RND)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제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러시아의 행태가 개선되면 오히려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대중지 빌트 일요판 인터뷰에서는 "우리가 지금 피해야 하는 것은 상대방을 자극하는 군사시위"라면서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군사행동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장보다는 대러시아 제재에 대해 다소 완화된 것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014년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세바스토폴을 불법 병합한 것을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이에 대한 불승인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EU는 내년 6월 23일까지 크림공화국에 대한 제재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이 성명은 전했다.
EU는 크림공화국 제재와 별도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인사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 EU는 지난 2014년 7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피격 추락해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러시아의 금융, 방위, 에너지 산업 분야의 유럽 내 활동을 제한하는 경제제재를 가했다.
한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 포럼에서 EU 지도자들에게 제재와 상관없이 융통성을 발휘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16일 EU의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제재 후 EU 최고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이 포럼에 참석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도 성사시켰다.
EU의 경제 제재는 유가 폭락과 함께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보복으로 EU 식육, 채소, 낙농 제품의 수출을 금지와 함께 EU회원국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재정적자의 폭이 커지면서 EU의 제재해제 이후 국영기업 매각에 나서려고 했던 러시아가 계획보다 이르게 매각 작업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로스네프트의 지분 19.5%를 중국·인도에 팔아넘길 계획이라고 20일 전했다. 이번 매각은 중국과 인도 합작 계약 방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석유장관은 지난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중국과 우리는 라이벌이 아니다”라며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과 인도 석유기업 ONGC의 합작 가능성을 내비쳤다. CNPC는 이미 2006년 로스네프트 기업공개 당시 지분 0.7%를 매입했던 적 있으며, 지난 4월에도 로스네프트 민영화 계획에 관심을 드러냈다. 지분 매각이 성사된다면 러시아가 최소 12조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