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입시험 문제지 인터넷 유출 파문

2016-06-19 21:32
정부의 언론 탄압논란과 맞물리며 파문 확산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이집트 국공립 대학 입시의 주요 근거 자료가 되는 시험 문제지가 인터넷에 유출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집트 검찰은 이번 시험지 유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현지 고교생들은 이 사건에 책임을 물어 교육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최소 3개 고교에서 아랍어로 '싸나웨야 암마'로 불리는 시험 문제지와 답안지가 유출돼 페이스북에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유출된 시험지에는 정통 아랍어는 물론 영어 문제도 포함돼 있다. 올해는 57만명 이상의 고교생들이 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시험 성적은 학생들이 이집트 주요 국공립대 입학을 결정할 때 중요 기준 자료가 된다. 시험지 유출 사건은 일명 '차오 밍'으로 불리는 이가 이번 달 초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촉발됐다.

'차오 밍'은 지난 4년간 시험 문제와 답안을 시험 기간 인터넷에 유포했다. 그러다 올해는 처음으로 시험이 치러지기도 전에 시험지와 답안지를 동시에 올렸다. '차오 밍'은 중국인의 이름처럼 보이지만 실제 중국인인지, 아니면 교육·수사 당국에 혼선을 주고자 범인이 고의로 이 같은 가명을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출된 시험 1과목이 취소되자 교육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지난 13일 고교생 수십명이 각각 모여 교육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유출 사건 이후 페이스북과 다른 소셜미디어 계정 사용자들이 학생들이 시험 기간 속임수로 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공개하고 나섰다.

이들 중 일부는 교육부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거나 아예 이집트의 전반적인 공교육 시스템 변화까지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이집트 당국의 언론·표현의 자유 탄압 논란과 맞물리면서 파문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집트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에 나서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교육부 관계자도 포함돼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