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토지반환 요구 우칸촌 촌민지도자 체포

2016-06-19 20:57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국 당국이 마을 토지 반환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려던 우칸(烏坎)촌의 촌민 지도자를 부패 혐의로 체포해 촌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산웨이시 검찰원과 루펑현 공안국은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게시한 문건에서 린쭈롄(林祖戀·70) 우칸촌 당 지부 서기를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중화권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언론들은 촌민들의 말을 인용, 또 체포 과정을 지켜본 일부 촌민도 경찰에 구타당한 뒤 붙잡혔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촌민들에게 어렵게 얻은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사법 당국에 협조하라며 일부 범법자의 극단적 행동에 선동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촌민들은 당국이 마을 토지 반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마을 지도자를 연행한 것으로, 폭압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촌민들은 전날 차량 수십여대가 동원된 체포작전 후 경찰관 약 400명과 3시간 동안 대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촌민 약 3000명은 이날 촌민대회를 개최한 뒤 린쭈롄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다. 당국은 최루탄 발사기 등을 소지한 무장경찰과 특수경찰을 대거 현장에 배치한 뒤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집회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촌민들은 예정대로 이번 주 마을 토지 반환을 요구하기 위한 대규모 '상팡'(上訪·하급기관 민원처리에 불복해 상급기관에 직접 민원을 내는 행위) 진행할 예정이어서 당국과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인구 2만여 명의 작은 어촌마을인 우칸촌 촌민들은 2011년 9월 현지 당 지도부가 마을 공동 소유 땅을 개발업자에게 몰래 헐값에 넘긴 데 격분해 시위를 벌인 끝에 비리 관리들을 내쫓은 뒤 이듬해 3월 직선을 통해 촌민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당국은 시위 당시의 약속과 달리 토지를 되돌려주지 않고 시위에 참가한 촌민 지도자들을 부패 등 혐의로 처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