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옥시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제조사 대표 2명 영장
2016-06-16 20:37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CDI 대표와 한빛화학 대표 등 2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6일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살균제의 원료 공급업체 CDI 대표 이모씨와 위탁제조업체 대표 정모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와 정씨는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이용자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제품은 2000∼2011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한빛화학에서 제조됐다. 총 600여만개가 판매됐고, 피해자는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총 181명이다.
옥시는 1990년대 후반까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프리벤톨R80'이라는 화학물질을 썼다. 이 물질의 흡입 독성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뒤 사용했다.
하지만 가습기 분출구에 하얀 이물질이 생기는 데다 세척력이 좋지 않다는 소비자 민원이 들어오자 2000년에 PHMG로 제품 원료를 바꿨다. 이는 원료 도매업체 CDI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CDI는 SK케미칼로부터 PHMG를 사들여 옥시 측 하청 제조사인 한빛화학에 공급했다.
이 과정에서 옥시는 CDI에 PHMG의 흡입 독성실험 자료 등을 문의했지만, 실험을 생략하고 2000년 10월 PHMG를 함유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출시했다.
구속 여부는 이달 18일께 열리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