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서해 NLL 불법조업 이유는?

2016-06-10 15:01
서해 5도 꽃게 황금 어장…제철 맞는 4~6월이면 하루 평균 300척 몰려와
지리적 한계에 단속 제한적…최근 몇 년간 우리 어민 어획량은 ‘급감’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게 어장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서해는 국내 꽃게 생산량의 94.5%를 차지한다. 서해 5도 인근 해역과 충남 태안 앞바다가 최대 꽃게 어장이다. 강화도-교동도-불음도로 이어지는 한강 하구까지 포함, 이른바 ‘황금 어장’으로 불린다.

해마다 4~6월이 되면 꽃게 제철을 맞아 이 지역은 활기를 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꽃게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지난 4월 꽃게 어획량은 575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월 누적 꽃게 어획량도 66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07t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꽃게 어획량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다. 2013년 4∼6월 서해 NLL 인근 해역에 출몰하는 중국 어선은 총 1만5560척이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1만9150척(하루 평균 212척)으로 늘었고 2015년에는 2만9640척(하루 평균 329척)으로 2년 만에 100%가량 급증했다.

정부 당국은 해마다 늘어나는 불법 조업 중국 어선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한과 인접한 NLL의 지리적 한계 탓에 단속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평도 북방 해상의 경우 NLL과 불과 1.4∼2.5㎞가량 떨어져 있다. 북한 해안포와 함정에 노출돼 있어 해군이나 해경의 단속도 제한적이다.

서해 NLL에 출몰하는 중국 어선은 중국 랴오닝성의 대련·동강·단둥 선적이 대부분이다. 4월 중순이면 연평도 인근 해역에 나타나 저인망식 조업으로 꽃게를 쓸어간다. 우리 해군이나 해경 경비함정이 단속에 나서봤자 무용지물이다. 불과 10㎞ 안팎인 NLL을 넘어 북한 해역으로 도주하기 때문이다.

중국 내 꽃게 가격이 급등한 것도 중국 어선들이 서해 NLL 인근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이유로 꼽힌다. 최근 중국 내 수산물 소비가 늘면서 현지 꽃게 가격이 급등하자 서해 NLL을 침범하는 중국 어선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 꽃게 가격은 2014년 1㎏당 3500원에서 지난해 1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올해의 경우 3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1년 중국과 어업협정을 맺고 허가를 받은 중국 어선들만 우리 해역에서 꽃게를 잡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허가를 받은 중국 어선들의 꽃게 어획량은 총 498t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허가도 없이 마구잡이로 꽃게를 쓸어가는 불법 어선들의 어획량은 몇 배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고 않고 어획물 운반하려던 중국 어선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