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맹독가스 포스겐 누출 사고…위독했던 부상자 끝내 숨져
2016-06-09 16:49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지난달 27일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 다국적 화학기업 공장 포스겐 가스 누출 사고로 중상을 입은 협력사 직원 황모(39)씨가 9일 오전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는 지난달 27일 오후 7시 40분께 여수국가산단 입주업체인 다국적 화학기업 공장 내 MDI 챔버(플랜트 보호용) 대정비(shot down)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황모(39)씨와 강모(51)씨 등 4명이 배관에 부착된 가스를 제어하는 덮개판인 맹판을 제거하다가 남아 있던 소량의 포스겐 가스에 노출됐다.
이들은 사고 직후 에어샤워를 하는 등 별다른 이상이 없자 퇴근했다.
하지만 황씨는 이날 오후 11시 50분께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위독한 상태에서 사경을 헤매다 사고 발생 2주만에 숨졌다. 나머지 3명은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부실한 초동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점은 지적해야 할 문제다.
포스겐은 기도 반사 작용이 없어 치사량에 노출되더라도 증상이 늦게 나타나 5~6시간이 지날 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으며 이틀이 지나서야 비로소 폐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황씨가 사고 직후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지속적인 관찰을 했어야 하지만 회사 측은 샤워 등의 조치만 취한 채 귀가 시켰다.
특히 이 회사는 다국적 화학기업으로 가스 노출에 따른 노하우가 있었음에도 당시 안전 관리자가 이를 간과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 회사는 이날 오전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담은 사과문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