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회의장직, 야당에 양보하겠다…서청원 용단 덕분"(종합)
2016-06-08 11:47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국회의장직을 야당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2시간 전만 해도 '야당이 수적 우위의 이점으로 밀어붙이면 안 된다'고 했던 그였다. 현역 최다선(8선) 의원으로 새누리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서청원 의원의 '의장직 포기' 발언이 그의 결심을 이끌어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포럼(일명 알파 포럼)' 창립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한테 의장을 양보하겠다,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 원내대표실에서 별도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거듭 밝혔다.
서청원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는대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한다. 새누리당이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야당에 의장직을 양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고 정 원내대표가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협치의 실천과 행동은 대타협의 정치로만 가능하다"면서 "여소야대라는 4·13 총선의 결과를, 그 민의를 받들고 존중하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 먼저 내려놓지 않으면 출구를 마다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 오늘의 결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한 바 없고 청와대로부터 어떤 주문도 받은 바 없다"면서 "원 구성 협상의 전권은 원내대표인 제게 있는 것이고 책임 또한 제가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날 알파포럼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 구성을 빨리 하기 위해 협상을 빨리 하고 야당이 정 의장을 하겠다면 의원총회를 통해 결의해서 넘겨줘라, 자유투표 문제도 의총에서 결정하고 자유투표로 결정이 되면 그렇게 하라고 (정 원내대표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내가 (마치 의장직을 바라는 것처럼)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 같다"면서 "8선으로서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줘야 될 거 아닌가, 그 돌파구가 이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당이 국회의장직 양보를 제안하면서 여야 3당 원 구성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두 야당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정 원내대표의 '의장직 양보'와 관련, 구두논평을 통해 "매우 다행스러운 결정"이라며 "국민의 민심을 잘 받아들인 결정으로 원칙의 승리이고 민심 앞에 장사없단 사실을 확인시켜 준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