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건설 매각 없다는 이랜드…아파트·오피스텔 등 예정사업은 줄줄이 연기

2016-06-09 10:59
이랜드건설 부채비율 570%까지 치솟아…관계사 대출 등 손 벌리는 일 늘어
업계서는 매각 고려 대상으로 지목…이랜드는 '사실무근' 반박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신용등급 강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다급해진 이랜드 그룹이 이랜드건설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 작업 집중을 이유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 등 이랜드건설 사업 대부분을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8일 금융감독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 그룹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총 5조5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3%에 달한다. 이는 2014년 말 기준 4조6000억원에서 1년 새 차입금이 약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한국신용평가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한 데 이어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 연말까지 킴스클럽과 중국 티니위니 매각은 물론, 중국법인 사전기업공개(Pre-IPO) 등을 통해 차입금을 1조5000억원 가량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20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랜드가 추가적인 사업정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장침체에 따라 대부분 사업을 중단하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570%까지 치솟은 이랜드건설도 매각 대상으로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랜드는 과거 쌍용건설 인수 등으로 건설사업 규모를 키우려는 구상을 세웠으나, 시장 침체와 인수 무산 등에 따라 뜻을 접었다”며 “최근 몇 년간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이랜드건설이 관계사 대출 등 손을 벌리는 일이 늘어나자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랜드건설은 지난해 11월 이랜드파크로부터 49억원을, 올해 1월에는 이랜드리테일로부터 48억원을 각각 차입했다. 또 올초 250억 가량의 경기도 군포시 토지와 건물을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한 데 이어 약 60억 규모의 기존 차입금의 만기를 두 차례에 걸쳐 연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건설의 재무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맞지만, 매각 검토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킴스클럽과 티니위니 매각만으로도 차입금을 안정 수준까지 충분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7년 만에 아파트를 분양하고 새로운 주택 브랜드를 내놓는 등 사업 재개를 알렸던 이랜드건설의 예정사업들은 이랜드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등을 이유로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앞서 이랜드건설은 지난해 10월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550가구 규모의 ‘이랜드 타운힐스’ 아파트를 분양하며 “그룹 소유 토지 활용과 매입 등을 통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올해로 계획했던 충북 청주 오피스텔과 대전 아파트 분양 사업 등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랜드건설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으로 인해 큰 비용이 필요한 분양 사업 등은 당분간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지난해 분양한 이랜드 타운힐스가 완판된 부분 등이 반영될 경우, 재무구조가 다소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