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제사회 대북제재 동참 촉구
2016-06-04 14:51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北 대화 제의, 제재 공조 와해시키기 위한 것”
한미 국방장관 회담도…대북제재 이행 긴밀 협력 약속
한미 국방장관 회담도…대북제재 이행 긴밀 협력 약속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4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한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주제연설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어떤 입장 표명 없이 대화를 제의한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위장 평화공세에 불과하다”며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대북공조를 와해시키고 견고해지고 있는 제재의 틀을 이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샹그릴라 대화에서 우리 국방부 장관이 연설한 것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한 장관은 “대한민국은 이런 무의미한 대화에 매달리지 않겠다”며 “우리가 원하는 대화는 북한이 핵 포기의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한 후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한 진지한 대화”라고 역설했다.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도에 대해 “북한의 행태는 전례가 없는 군사적 위협이자 도발이며 한반도는 물론 아태지역과 세계 평화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라며 “북한체재의 핵 도발이 저지되지 않는다면 핵 없는 세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인류의 꿈은 물거품이 될 것이며 국제 핵 비확산체제는 종언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이유로 북핵 문제는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에 따라 “북한과 교류가 있거나 우방이던 국가들까지 자국 내 북한자산 동결, 금융거래 중단 등의 구체적 제재조치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북한이 하루빨리 핵에 대한 집착과 미망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대화와 공동번영의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국제규범이 불확실성 시대에 각국의 안보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다”면서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가 보장되는 가운데 분쟁을 관련 합의와 국제적으로 확립된 행동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함을 강조해 왔다”고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장관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욱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긴밀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언론보도문에서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력히 비난한 뒤 “북한이 국제적 약속을 준수하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 한·미·일 3자 협력 증진과 해양안보 증진, 테러 및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등 지역 및 범세계적 안보 도전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엇박자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다만 한 장관은 기자들을 향해 “대한민국은 사드가 배치되면 군사적으로 유용하다고 보고 있다”며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