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업 흔들…마카오 도박업 수렁
2016-06-03 11:19
홍콩 현지 최대 로컬은행 '동아은행' 점포 22개 폐쇄…180명 인력 감축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던 홍콩 최대 로컬 상업은행이 구조조정에 나섰다.
홍콩 동아은행(東亞銀行)이 2일 홍콩내 주식 브로커리지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공시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홍콩 현지직원의 약 3.8% 수준인 180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홍콩 내 영업 점포 수를 내달 8일까지 22개 폐쇄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텔레뱅킹,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한다.
시장은 홍콩 실물경기 둔화의 그림자가 금융업까지 번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1분기 홍콩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8%를 기록,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9%에서 1%포인트 이상 더 떨어진 수준이다. 1분기 홍콩 증권거래소 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23% 위축됐다.
랴오췬(廖群) 중신자화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경기둔화와 핀테크(인터넷금융) 발달, 자동화 업무 확산이 구조조정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구조조정의 신호탄일 뿐”이라며 더 많은 기업에서 줄줄이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일 마카오 도박조사국(GICB)에 따르면 지난 5월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183억8900만 파타카(약 2조731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달 감소폭 9.5%보다 더 악화한 것으로, 2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마카오 카지노 수입은 지난달 시장 예상치를 6~7% 웃돌면서 마카오 카지노 불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나왔으나 다시 고꾸라졌다.
중국의 경제 둔화와 반부패 운동 등 영향으로 카지노를 찾는 중국인 고객이 줄면서 마카오의 주력산업인 카지노는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카지노 수입 감소 여파로 마카오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3%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