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화학 새 대표이사, 폭행시비 등의 문제로 취임 연기

2016-06-02 17:33

남해화학주식회사 여수 공장 [ 연합뉴스]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최근 전남 여수로 본사를 이전한 남해화학㈜ 새 대표이사 취임식이 돌연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취임을 앞두고 임원 폭행 시비와 대표이사 내정자를 둘러싼 갖가지 네거티브성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자격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2일 남해화학 등에 따르면 당초 1일 열릴 예정이었던 신임 박노조(61) 대표이사 취임식이 무기한 연기됐다.

박 대표이사 내정자는 지난달 초 공모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남해화학은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장 선임을 승인키로 했다가 돌연 연기했다.

이런 결정 배경에는 박 내정자의 돌출행동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내정자는 지난달 25일 오후 6시께 여수의 한 식당에서 남해화학 전모(58) 부사장과 상임감사, 직원 배모씨 등 4명과 함께 상견례를 겸한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박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전 부사장과 말다툼 과정에서 각티슈로 부사장의 얼굴을 가격하고 유리 주전자로 위협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참석한 인사는 "대표이사 내정자가 취임을 앞두고 사옥 신축, 업무용 차량 3대 제공, 사택 요리사 채용 등 너무나 무리한 요구들을 해왔다"며 "이날에도 '최근 농협이 전체적으로 어려워 대표가 요구한 내용은 승인이 어려울거 같다'고 말하자 갑자기 반말을 해 다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사장이 '초면에 왜 하대를 하느냐. 예의를 지켜 달라'고 말하자 내정자가 2분여 정도 고개를 숙이더니 갑자기 각티슈로 부사장의 얼굴을 가격했다"면서 "이후 밖에 나갔다 들어온 후 유리로 된 물주전자를 들고 상임감사와 부사장을 죽이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것을 함께 있던 직원이 뜯어말려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 내정자는 남해화학 측에 특허분쟁 문제로 퇴사한 직원과 기능직 직원 등 2명을 본부장으로 승진 채용할 것과 업무용 차량 3대 제공, 사택 중,한식 요리사 채용, 사옥 신축 등 여러 문제로 부사장 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 내정자는 "남해화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경영계획을 세우는 등 노력하고 있고, 상장회사가 대표이사 마음대로 할 수 없는건데 왜 이렇게 음해하고 매도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사옥 문제는 오래된 건물의 비가 새는 등 신사옥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 검토토록 한 것이며 차량도 바이어 등 외부 인사를 모시기위해서다"고 반박했다. 

박 내정자는 "채용 문제는 역량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본사 이전으로 인해 사택에서 많은 행사 개최와 직원 복지차원에서 예전에 있었던 식당을 부활하려고 한 것이 곡해된 것 같다"며"폭행 시비에 대해서도 상견례 자리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자 '부사장'이라고 불렀는데 정색을 하며 훈계해 화를 주체 못하고 각티슈를 던졌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논란에 농협중앙회는 최근 여수에 직원을 파견해 진상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남해화학은 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박 내정자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남해화학은 농협중앙회가 51% 지분을 갖고 있다. 

박 내정자는 순천고와 전남대를 거쳐 남해화학에서 28년을 근무하고, 조업 공장장으로 퇴직한 뒤 모 그룹 경영고문, 여수도시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