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방중 통해 북-중 관계 개선 시도
2016-05-31 16:28
"국제사회 대북제재 그물에 구멍내기 위한 것"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31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대규모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북·중 간 관계 개선의 시도인 동시에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그물에 구멍을 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전격 동참하면서 양국은 냉각 상태를 맞았지만, 지난 6~9일 북한이 36년만에 개최한 제7차 당대회 이후 평화 공세를 보일 것이란 일각의 예측과 맞아 떨어진 것이란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이어 "북한이 중국 요녕성 정부와 함께 신의주-개성 고속도로와 원산-함흥 고속도로를 오는 7월27일(정전협정일)에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당대회 이후 북한과 중국이 서로 접근해 가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류윈산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방북해 김정은 당시 노동당 제1비서와 만나 신의주-개성 철도.도로 건설과 신의주특구 개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중 간의 물밑 접촉의 정황은 이미 드러났다.
특히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중은 내달 6~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리 부위원장이 1990년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생활을 뒷바라지한 인연으로 김 위원장의 최 측근인 동시에 북한의 외교 정책의 최고 책임자라는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현재 북한에 대한 제재 국면에 대한 돌파구를 중국측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리 부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보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도 현재 상황이 불편하므로 미중전략대화를 앞두고 '왕이 이니셔티브(비핵화-평화협정 동시·병행 추진) 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 북·중 간 의견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중국이 중재자·해결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관련해 내용적 조율을 북한과 할 것이란 설명이다.
리 부위원장은 내달 2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중국 쑹타오 대외연락부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과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교수는 "우리가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공조를 과시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런 우리의 대북 제재 그물에 북한이 구멍을 내고 있는 셈"이라며 "북한은 어찌보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