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이순을 넘긴 국민배우 안성기 "모든걸 던져 뛰고 또 뛰었다"
2016-05-30 16:09
데뷔 이후 지금까지 16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배우로 대중들의 신뢰를 한몸에 받는 안성기가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하고 파격적인 변신에 도전한다. 신작 ‘사냥’을 통해서다.
안성기는 30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로서 피를 끓게 한 시나리오라 고생할 것을 알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다. 안성기는 수년 전 발생한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사고 이후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비정상적으로 산에 집착하는 사냥꾼 기성 역을 맡았다.
안성기는 “기성은 산에 오래 머무른 사람이라 인간의 냄새보다는 동물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인간을 초월한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했고 그래서 모든 걸 던지고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촬영은 실제로 산속에서 이뤄졌다. 혈기왕성한 젊은 후배들도 노년 배우의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 조진웅은 “다들 토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는데 안 선배는 전혀 힘든 기색이 없었다.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다”고 했다. 손현주는 “배우가 아니라 실제로 산에서 움막을 짓고 사는 사람 같았다. 국민배우라는 호칭이 누구나 다 받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고 홍일점 한예리 역시 “함께 뛰어다니는 장면이 많은데 안성기가 너무 강인한 모습이어서 지치려야 지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우철 감독 역시 “안성기가 주역 배우 가운데 가장 고령이어서 걱정을 한 것이 허무할 정도였다. 촬영하다 보면 영락없는 심마니 같은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안성기는 “몸을 좀 사렸어야 했는데 100%를 다해서 주변 배우들한테 미움을 산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