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9개 조선사, 빚 눈덩이…부채 규모 100조원 넘었다

2016-05-29 10:54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연매출 1조원 이상인 국내 9대 조선업체들의 부채 규모가 100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 9대 조선사들의 연결 기준 부채총액이 역대 최대치인 102조6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9대 조선사의 부채를 작년 말 기준으로 합산한 수치다.

조선업체 부채총액은 2011년 90조5712억원에서 2012년 89조103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3년 97조937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14년 101조5388억원, 2015년 102조6242억원으로 2년째 부채 잔액 기준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회사별로 2011년 말에서 작년 말까지의 부채총액 증가 추이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12조1577억원에서 18조6193억원으로 6조4617억원(53.1%) 늘어 9대 조선업체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같은 기간 4조331억원(49.7%)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3조4096억원(11.1%), 현대미포조선은 3조2252억원(73%) 증가했다.

삼성중공업 부채 규모도 같은 기간에 1조2659억원(10.8%) 불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수주 절벽’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9대 조선업체의 총부채가 1조원 넘게 늘어났다. 이 중 현대미포조선의 부채는 작년 말보다 6900억원가량 급증했다.

9대 조선사들의 재무상황은 이미 3년 전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으로 재무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2013년에 이미 이들 회사의 평균 부채비율(290.3%)이 300%에 육박했다.

이어 2014년 360.4%, 2015년 471.5%로 급등했다. 작년에는 한 해 동안에만 100%포인트 넘게 치솟은 것이다.

회사별로 보면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은 2011년 270%에서 작년 말 4265.8%로 4년 새 16배 뛰었다.

작년 말 부채비율은 대우조선해양 다음으로 현대미포조선(425.3%), 현대삼호중공업(372.7%), 한진중공업(332.2%), 삼성중공업(305.6%), 현대중공업(220.9%) 순으로 높았다.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으로 부채 축소에 나섰으나, 부실 규모가 커지면서 아예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은 2011년 이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