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령층 주택담보대출 받아 자영업

2016-05-26 07:41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50세 이상 중·고령층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에 쓰는 비율이 50세 미만의 2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통계청의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패널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60조원이었다. 이 중 담보대출 용도에 맞는 '거주주택마련'용이 전체의 41.9%(276조6000억원)였고,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이 17.3%(114조4000억원)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영농자금 포함) 마련'에 쓴 것은 150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22.8%를 차지했다. 교육비 마련 3.7%(24조1000억원), 생활비 마련 2.3%(15조3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50세 이상 중·고령층과 50세 미만의 청장년층으로 나눠서 주택담보대출 용도를 분석한 결과, 50세 미만은 2명 중 1명 이상인 53%가 거주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지만, 50세 이상은 3명 중 1명꼴인 32%에 그쳤다.

반면 50대 이상 중 사업자금 마련 목적으로 돈을 빌린 비율이 29%로 50세 미만(16%)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주택 이외의 부동산 마련 역시 50세 이상(21%)이 50세 미만(13%)에 비해 높았다. 이는 명예퇴직을 하거나 일찍 은퇴한 50대 이상이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자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임대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런 은퇴층은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해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가계부채 문제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DI 관계자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이 배제되고 있다"면서 "중·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