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태흠 "정진석, 사과하고 백지로 시작하든가 스스로 사퇴하든가"

2016-05-18 09:37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비대위-혁신위 인선을 새롭게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21일 광주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이 친박(친박근혜)계의 보이콧으로 인한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체제 전환이 불발된 새누리당이 걷잡을 수 없는 내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친박계인 재선의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의원은 18일 "백지 상태에서 혁신위와 비대위를 새로 꾸려야 한다"며 정진석 원내대표의 자진사퇴까지 거론했다.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외부에서 인사를 모시고 와서 밖에서 보는 시각, 국민이 보는 눈높이에서 혁신위를 구성하고 그런 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인사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가 충분한 당내의견 수렴 절차도 없었고 급조하듯이 편향적으로 인선해 당내 갈등을 야기시킨 분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비대위 인선에 대해) 전권을 위임했다고 해도 독선적으로 하라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개인적 생각'이라며 "(정 원내대표가) 사과를 하고 백지에서 시작하든가, 아니면 본인이 어려워서 못하겠다고 스스로 사퇴를 하든가 두 가지 중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새누리당은 전국위 개최 무산으로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임명과 함께, 비대위원장에 의한 혁신위원장 임명도 불발됐다. 그러자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은 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히며, "국민에게 무릎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수는 없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태흠 의원은 "어제 김용태 의원이 모든 책임을 대통령과 친박들에게 돌리지 않았나"라며 "그런 분들이 혁신위와 위원장이 된다면 앞으로 미래는 불 보듯 뻔한 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비대위원 구성에 대해서도 그는 "비대위는 일상적인 당무나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실무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중립적인 인사로 구성하는 게 맞는데 비박 중에서도 대통령과 친박을 공격하는 강성들로만 이뤄져서 화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전날 전국위 무산을 위해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전화를 돌려 불참을 종용했다는 설에 대해 김 의원은 "그렇지 않다, 인선에 공감하지 못한 부분들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성태, 이혜훈 이런 분들이 문제제기 했던 것 같은데 이혜훈 당선인은 모든 것을 침소봉대해 자기 입장에서 얘기하는 분이다. 완전히 트러블메이커"라며 "확인도 않고 이런 얘기를 가감없이 하는 것은 올바른 행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