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 은행들의 악몽..잇따른 M&A 무산
2016-05-12 10:57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들어 각종 대형 인수·합병(M&A) 협상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월가 대형은행들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M&A는 제약업계, 석유업계의 주도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역대 최대 M&A 무산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현지시간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T)이 보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무산되 미국의 M&A 규모는 3,954억달러에 이른다. 연간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15년 총 규모 4조6000억달러에 이르는 M&A 호황으로 짭짭한 수수료 수입을 올리던 월가 은행들은 울상이다. 자문 수수료는 협상이 체결되어야 지급되기 때문이다. WST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 대형 은행들이 올해 화이자와 앨러간, 할리버튼과 베이커휴즈, 스테이플스와 오피스디포의 M&A 무산으로 놓친 수수료 수입은 3억달러가 넘는다.
미국 거대 제약업체 화이자와 아일랜드의 보톡스 생산업체 앨러간은 지난 4월 1600억달러 규모의 합병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화이자가 앨러간과의 합병 후 본사를 법인세율이 미국보다 낮은 아일랜드에 둔다고 밝혀 조세회피 논란이 일었는데 미국 재무부가 조세회피를 위한 M&A를 규제하는 규정을 강화한 이후 이들의 거래는 무산됐다. 이로 인해 구겐하임 파트너스, 골드만 삭스, JP 모간, 모간 스탠리 등 양사 자문사들이 날린 수수료는 2억1250만달러다.
미국 양대 사무용품업체인 스테이플스와 오피스디포 역시 현지시간 10일 합병이 무산됐다. 사법부가 양사의 합병은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는 미국 연방통상위원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로써 은행들이 받을 1350만달러 자문 수수료도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