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 복귀한 김종인, ‘변재일 카드’ 들고 경제정당 플랜 시동…과제도 산적
2016-05-11 16:15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휴가를 마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1일 경제정당 구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첫 작품은 ‘변재일 카드’다. 김 대표는 이날 공석이었던 정책위의장에 ‘정책통’ 변재일(4선·충북 청원) 의원을 임명했다.
이로써 더민주는 8월 말∼9월 초로 예정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 ‘김종인(당 대표)·우상호(원내대표)·변재일(정책위의장)’의 삼각편대를 형성하게 됐다. 차기 대선 정국 주도권 확보의 분수령인 20대 국회 초반 진용 구축을 마친 셈이다.
하지만 ‘김종인 체제’가 4개월짜리 시한부에 불과, 당분간 당 최대 계파인 범친노(친노무현)와의 ‘불안한 동거’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범주류 정청래 의원은 이날 김 대표를 향해 “새판 짜겠다는 욕심을 버리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 휴가 복귀의 첫 일성은 역시 ‘경제 행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당무 복귀 이후 국회에서 가진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경제’와 ‘민생’을 화두로 던지며 경제정당 플랜에 시동을 걸었다.
김 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거의 한계에 봉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가 마치 규제 철폐만이 경제 활성화를 달성할 유일한 방법처럼 발표하고 있다. 국민이 정부로부터 정확히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답답한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변재일 카드’를 꺼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변재일 신임 정책위의장은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당 내에서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통한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변재일 카드’에 대해 “김 대표가 경제정당 플랜에 시동을 건 것”이라고 말했다.
◆“4개월 후 경제이슈 끌고 가겠단 포석”
당내 비노(비노무현)계인 변 정책위의장은 김 대표가 주도할 ‘경제대책비상기구’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내려온 뒤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당 지도부에 반영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든 셈이다.
그간 정치권 안팎에선 우상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부대표단에 김 대표와의 연결고리가 없다는 얘기도 적지 않게 나왔다. 실제 원내부대표단에는 안희정계(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 문재인계(최인호 원내부대표), 손학규계(김병욱 원내부대표), 박원순계(기동민 원내대변인) 등 차기 대권잠룡으로 분류되는 계파에 소속된 인사를 중용했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교수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김 대표의 ‘변재일 카드’에 대해 “김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은 이후 경제적 이슈 끌고 가겠다는 사전 포석”이라며 “차기 대선 국면에서 경제민주화 등 민생 이슈가 위력을 발휘할 수 없는 만큼, 4개월 시한부 체제이지만 ‘김종인 체제’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금명간 경제비상대책기구의 인선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 대표의 당내 주도권 확보 여부를 판가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범주류 내부에선 여전히 김 대표에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존재, 양측이 차기 전대까지 화학적 결합을 통한 당 대표 이양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대포’ 정청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비대위는 전대를 치르게 되면 끝나지 않는가”라며 “그다음에도 역할이 있겠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당 내부에서 차기 전대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출마 선언을 할 경우 친노계와 김종인계 등이 물밑에서 특정 후보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 양측의 순항 여부는 차기 전대 국면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