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대회] 김정은 최고직위 추대되나…‘공화국 영웅’ 칭호 가능성 제기
2016-05-07 11:06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6일 평양에서 개막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운 최고위 직위에 추대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공화국 영웅’의 칭호를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6년 만에 개최된 이번 북한 노동당 대회의 목적이 '김정은 시대'의 선포라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위상을 김일성·김정일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노동당 대회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 총화 △당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의 선거와 함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우리 당의 최고수위에 높이 추대할 데 대하여'가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북한 노동당 대회에서 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최고 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일성도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지만, 1966년 10월 개최된 제2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기구가 개편되면서 중앙위원회 위원장직은 폐지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앙위원회 위원장 혹은 최고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만들 수도 있다"며 "(그렇게 한다면) 김정은을 명실상부한 정통성 있는 지도자로 부각시키고,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영원한 주석'으로 아버지인 김정일이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됐다는 점에서 주석이나 총비서 직책을 승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공산당이 사용하는 '총서기'나 과거 소련 공산당이 사용됐던 '서기장'이라는 직책도 자주성을 강조하는 북한은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이번 북한 노동당 대회에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을지도 주목된다.
'위대한 수령'으로 불린 김일성 주석이 3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차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지금까지 한차례도 부여받지 못했다.
김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일)와 동등한 반열의 리더십을 과시하려면 '공화국 영웅' 칭호가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칭호가 없이는 '백두혈통'의 후광에 의존하는 기존의 통치에서 벗어나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선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양 교수는 "현재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을 지칭하는 '김정은 조선', '김정은 강성국가'라는 표현을 허용한 것은 (자신을)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동일 선상에서 보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김 제1위원장이)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