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피임보다 일정 조절위해 먹는 여성 더 많아"

2016-05-09 07:19

(왼쪽부터) 동아제약의 '마이보라'와 바이엘사의 '머시론' [사진=각 사 제공]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최근 여성들이 경구피임약을 피임 용도보다 생리 주기를 조절하기 위해 먹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한보건연구지가 지난해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20~49세 여성 1500명 중 피임제를 월경 주기를 조절 목적으로 먹는 비율이 60.8%(복수응답 가능)로 가장 높았다. 이어 47.1%가 임신을 피하기 위해 복용한다고 답했다.

월경 주기를 조절하는 목적은 중요한 시험이나 여행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기존에는 '피임약'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지던 여성이 많았지만, 사회 활동 등이 늘어나면서 생리 기간을 인위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현재 국내 경구피임약 시장은 220억원 규모로 2011~2015년까지 연평균 3.2%씩 성장해왔다.

이중 바이엘사의 '머시론'과 동아제약의 '마이보라'가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은 머시론이 약 94억원으로 42.4%, 마이보라가 52억원으로 23.3%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장 조사를 한 결과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을 우려해 피임약 복용을 꺼려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어머니 세대의 인식이 아직 남아있는 경우가 많지만 1960년대 등장한 1세대 피임약은 이미 시장에서 퇴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3세대, 4세대까지 피임약이 발전했으며 부작용 발생도 크게 줄었다"며 "요즘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 경구피임약 복용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승혁 건국대학교 산부인과 교수는 "피임약은 건강한 여성이 복용법에 따라 먹으면 안전한 약제"라며 "다른 건강 상의 이유 없이 생리 불순이 지속될 경우 복용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