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렁이는 금융시장…추가부양 압박 극대화
2016-05-02 15:31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2일 (이하 현지시간) 도쿄 주식시장은 5일 연속 하락하면서 크게 동요했다. 장초반에 4% 까지 급락했던 닛케이 지수는 지난달 28일에 비해 3.11 % 급락한 1만6147.38로 마감했다. 추가부양 정책을 거부한 일본은행 쇼크와 더불어 계속되는 엔고가 주원인이었다고 현지언론들은 분석했다.
◆ 계속되는 '엔고'…달러 당 105엔 땐 기업에 큰 타격
주식시장을 끌어내린 2일 달러 당 엔은 106엔대를 유지하면서 지속적 강세를 보였다. 지난 29일 뉴욕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계속 상승했다. 28일 발표한 미국 GDP가 예상치를 밑돌았고 29일 발표된 3월 개인소비 지출도 감소세를 보인 탓이다. 거기에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으면서 엔 매수에 달러 매도가 늘었다.
일부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가 미국 내 여론 전환용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강달러가 계속되면 TPP 등 자유무역협정의 조기승인이 쉽지 않기 때문에 환율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취했다는 것이다.
어찌됐건 경기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일본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강력한 환율 드라이브가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도요타 등 수출중심기업에는 타격이 크다. 달러 당 엔의 105엔까지 치솟을 경우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일 지적했다.
이처럼 '엔고'가 계속되면서 일본 경제는 점차 기댈 곳을 잃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0.1%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국채 매입 규모도 늘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루머까지 돌았던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들고나온 '관망' 결정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의 4월 결정은 일본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 2% 달성 목표 시기를 ‘2017년 전반’에서 ‘2017년 중반'으로 늦췄다. 양적완화에 나선 2013년 4월 정한 목표달성 기간은 2015년 중반이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도 우울하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 0.35% 증가했지만 윤년이라 날짜가 하루 더 많은 효과를 제거하면 마이너스이다. 올해 2분기 GDP 성장률 예측치는 -0.08%에 불과하다. 소비 부분도 위축세다. 3월 실질 소비자 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0.3%를 기록했다. 3월의 물가는 수입물가 등의 영향으로 -5.3%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높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확대와 추가양적 완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현지언론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경기하락을 막기 위한 선재적 대응 방안으로 '재정확대'를 주장할 예정이다. 2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달 하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투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발표해야 한다"고 제안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전했다.
재정확대와 더불어 소비세 증세 연기로 경기를 부양하며, 6월내지 7월에는 일본은행이 추가양적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