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업체들 빨라진 주판알 튕기기…이랜드·유진기업 재도전 여부 주목

2016-05-03 06:47
롯데면세점ㆍSK네트웍스, 6개월 공백기 대책마련에 부심
현대백화점그룹, 적극적으로 참여의사 밝혀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왼쪽)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정부가 지난주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업체들의 주판알 튕기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곧 특허가 종료되는 월드타워점과 워커힐 면세점 운영을 연장하기 위해 관세청의 발표가 나온 직후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는 이동호 기획조정본부 사장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며 가세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떨어진 이랜드와 유진기업 등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입찰에 참여했던 이랜드는 적극적인 입찰 참여 의사를 보인 다른 업체와 달리,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유로 아직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중국 완다그룹과 합자하기로 한 여행사업,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에 건립 중인 호텔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 입찰 당시 내놓은 이대-신촌-홍대를 잇는 ‘서북권 관광벨트 개발' 구상을 밀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인들이 많이 방문하지만 면세점이 없는 홍대 지역에 면세점을 짓고 이랜드가 지역에 보유한 다양한 쇼핑 콘텐츠를 한강 유람선 사업과 연계해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몫의 면세점 특허에 도전장은 냈던 유진기업의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진기업은 당시 여의도 옛 MBC 사옥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세계 최초로 방송 및 문화체험과 면세사업을 접목한 ‘신개념 문화 면세점’을 추진했다. 기존 MBC 건물에 남아있는 1만6528㎡에 달하는 방송 스튜디오와 공개홀 등의 방송시설을 활용해 타 면세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면세점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입찰에 참여할지 차분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특허권을 잃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낸다는 가정 하에 약 6개월간의 사업 공백기 대응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관세청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4개를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회생 기회를 얻게 됐지만, 만약 특허를 딴다 해도 빠르면 올해 말이나 영업 재개가 가능해 6개월여의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은 오는 6월 말 운영이 종료되며,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16일 종료돼 2주 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 업체는 영업중단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인력 배치, 거래처 계약, 매장 유지관리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서울에 시내면세점 4개를 추가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달 말이나 6월 초에 신규 면세점 특허 공고를 내고 올 연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