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월 증시·채권·외환시장 '트리플 약세'…원자재 시장만 과열
2016-04-29 15:39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증시·채권·외환시장은 4월 저조한 한 달을 보냈다. 중국에서 주가·채권·통화가 모두 하락하는 '3저'현상이 나타난 것은 약 2년 만의 처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29일 보도했다. 반면 주식·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상품 시장으로 쏠리며 원자재 가격만 고삐 풀린 듯 치솟았다.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에 중국 증시가 강세를 띨 것이란 예상과 달리 4월 한달 상하이종합지수는 2% 넘게 하락하며 3000선마저 붕괴해 지지부진했다. 상하이·선전 증시 일일 거래대금도 4000억 위안 밑으로 떨어지는 등 거래도 위축됐다. 상하이 소재 투자자문사 지-벤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4월 한달 중국 주식시장 펀드 투자액이 890억 위안 줄었다.
중국 주요기업들의 실적도 지지부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상하이 증시 주요 상장사 171곳 중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곳이 57%에 달했다. 중국 최대 석유 메이저인 페트로차이나 1분기 순익이 137억8500만 위안(약 2조4100억원)으로 두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차이나라이프의 1분기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57%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일 6년래 최저치인 2.47%까지 밀렸던 5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한달 간 약 29bp(=0.29%p) 올랐다.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그만큼 떨어져 채권 시장이 경색됐음을 의미한다.
시장정보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채권 시장 불안으로 4월에만 최소 103개 중국 기업이 총 1009억1000만 위안(약 17조7500억원) 어치 채권 발행을 연기 또는 취소했다.
위안화 환율도 등락을 거듭하며 약세를 보였다. 미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28일 기준 월초 대비 약 0.5% 하락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29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0.56% 절상한 6.458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11년 만에 가장 큰 절상폭으로 이로써 4월 한달 위안화 가치 낙폭을 간신히 만회했다.
도이치방크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를 기록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6.5~7% 구간에 못 미칠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가 연말까지 달러당 6.9위안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9일 환율 기준 6.8% 더 하락한 수준이다.
상하이 철근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50% 넘게 뛰었으며, 이번 달 들어서만 20% 넘게 치솟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주 정저우상품거래소에서 하루 면화거래량이 4100만 베일(꾸러미)로 4년래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상하이·다롄·정저우 3대 상품거래소에서는 거래수수료와 증거금을 인상하고, 일부 상품 품목에 대해 하루 거래 한도를 제한하는 등 투기 세력 억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