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습기 살균제 유해물질 검사했는데도 발뺌"… 박 대통령 "철저히 조사" 당부
2016-04-28 15:41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를 검사해놓고도 백서에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송기호(53) 변호사는 28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2014년 12월경 펴낸 ‘가습기 살균제 건강 피해 백서'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1997년 정부가 이미 PHMG를 대상으로 안정성에 대해 평가한 결과 유해 물질이 아니라고 분류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터진 지 수년이 지나고서야 정부는 PHMG의 인산염과 염산염 등을 모두 유해 물질로 재지정했다.
송 변호사는 "복지부가 과거 PHMG의 안전성을 평가하지 않아서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났다고 기술했다"면서도 "복지부가 1997년 PHMG의 안전성 평가 시행 사실을 모르고 이런 오류를 범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의 책임을 덮기 위해 고의적으로 이렇게 적었는지 착오로 적었는지 알 수 없다"며 "이런 핵심적 내용을 허위로 실은 백서를 국민 앞에 내놓고 아직도 고치지 않는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슬픈 사연들이 많은데 관계 기관들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억울한 피해자들이 제대로 구제받을 수 있도록 피해조사 추가 접수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어떤 어머니는 그게 아기에게 좋은 줄 알고 열심히 가습기를 틀어줬다고 한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대통령은 또 "많은 분들이 피해를 당했고, 특히 영유아들이 목숨을 잃어서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생활 화학제품 안전관리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다시 한번 점거해서 미진한 부분은 조속히 보완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