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이종사업자 결합 “소비자 혜택 오히려 늘었네”

2016-04-29 06:00
해외 주요 국가 M&A 긍정적 효과 나타나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통신과 방송 사업자간의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진행중인 가운데, M&A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이종사업자간의 결합은 투자 경쟁 활성화를 부추겨 소비자 혜택 증대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곧 시장 확대라는 통신산업 전체적으로 선순환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페인과 독일, 프랑스, 미국에서 통신과 방송 사업자간 M&A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간의 합병은 글로벌 대세로 보인다. 이미 일본에서는 KDDI와 주피터텔레콤(J.Com)이 합병했으며, 독일의 보다폰(Vodafone)은 케이블방송 1위업체인 카벨도이치란드(Kabel Deutschland)를 2013년 인수한 바 있다.

프랑스에서는 2014년 케이블사업자 뉴메리커블(Numericable)과 비방디(Vivendi) 산하 2위 이동통신사업자 SFR이 합병했으며 미국 통신사업자인 AT&T는 위성방송사업자인 다이렉TV(DirecTV)를 2014년 5월 인수하는 등 이종사업자간의 결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이동전화 3위 기업인 보다폰(Vodafon)과 케이블 방송 3위 업체인 오노(Ono)가 지난 2014년 7월 합병했으며, 또한 스페인의 유무선 사업자인 오렌지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재즈텔(JAZZTEL)을 지난해 5월 인수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통신과 방송간의 결합은 기업간의 투자확대 및 소비자혜택 증가, 그리고 시장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스페인 오렌지는 재즈텔과 합병한 이후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확대를 위해 공격적 투자에 돌입한 상태다. 오렌지는 광가입자망통신(FTTH) 투자 확대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1400만 회선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4G 네트웍의 확대를 위해 15억 유로를 투자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보다폰 역시 오노 인수 이후 케이블 망을 200Mbps 이상 속도로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보다폰이 카벨도이치란드를 인수한 뒤 초고속인터넷 투자를 늘리자, 업계 1위인 DT(도이치텔레콤)도 기존 ADSL 보다 속도가 빠른 VDSL을 2018년까지 80% 이상 확대하는 내용의 투자 확대를 발표하면서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A로 인한 ‘메기효과’가 시장에 긍정적인 경쟁을 유발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AT&T는 다이렉TV를 인수해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와 영상콘텐츠 플랫폼을 결합해 융합 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편익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완료 될 경우 1위 기업인 KT와의 양강구도를 통해 소비자 친화적인 경쟁 활성화가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 KT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체의 30%로 1위를 점하고 있다. 만일 SK와 CJ가 합병할 경우 점유율은 26.5%로 높아져 KT와 동등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성공한다면 KT의 1강 독주체제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며 “시장논리에 따라 이들 기업간 경쟁은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