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예상깨고 16분기 연속 흑자...2분기 성패는 '환율'

2016-04-27 16:34

 

아주경제 박선미·한아람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39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가까스로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만 두고 보면 4년 만에 최저 실적이지만, 업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매출 5조9892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전 분기 대비 20.1% 각각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94.7% 급감했으며 전 분기보다는 34.8% 줄었다.

당기순이익(12억원)은 전분기(-135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는 85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은 패널가격 하락이다.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패널 물량을 대거 쏟아내면서 LCD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32인치 LCD 가격은 지난 3월 한 달 간 43.5%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LG디스플레이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시장의 예상을 깼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영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적자 전환을 예상했는데 좋은 실적을 냈다"며 "흑자 기조 유지한 것은 고가의 UHD TV패널 비중을 늘리고 원가절감 노력이 동반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2분기부터 16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 폭이 컸던 30인치 이하 TV용 패널 비중을 줄이고 40인치대와 초대형인 60인치 이상 TV 패널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M+, UHD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강화해 수익성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은 TV용 패널 38%, 태블릿 및 노트북PC용 패널 24%, 모바일용 패널 23%, 모니터용 패널 15% 순이다.

비수기인 1분기를 잘 넘긴 덕에 2분기 실적 기대감도 커졌다. 특히 패널가격이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회복될 조짐도 보인다.

다만 환율은 변수로 꼽힌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산업 일부가 회복세에 들어서며 1분기보다 환율 변동폭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최근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실적의 핵심 요인은 환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주력 중소형 패널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플라스틱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하는 등 미래계획도 밝혔다. 

플라스틱 올레다는 기존에 샌드위치처럼 유리로 감싸던 올레드 소재를 탄성이 좋은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해 패널이 휘어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김 전무는 "저온실리콘다결정화(LTPS) LCD를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올레드로 전환할 것"이라며 "플라스틱 올레드는 LCD보다 높은 평균 판매단가가 예상되고 자사 전체 모바일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무는 올해 올레드 TV 출하량을 100만대 정도로 예상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을 TV, 모바일, 조명 등으로 완전한 포트폴리오를 갖춰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