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 회동, 원내대표-비대위원장 분리에 공감대 형성 "일리 있어"

2016-04-25 15:56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당의 화합과 발전방안에 대한 4선 이상 중진의원 오찬 간담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4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은 25일 차기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26일 열리는 당선인 워크숍에서 여론을 수렴해 내리기로 했다.

이날 원유철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 주재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이들의 오찬 회동에선 총선 참패에 따른 당내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 수습과 쇄신방안을 빠르게 마련해가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는 원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인사인 최경환 의원과 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정갑윤·김재경·조경태·유기준·이주영·나경원·신상진·심재철 의원과 정진석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유의동 원내대변인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전하며 "차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선임과 관련한 문제는 내일  있을 워크숍서 총의 모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리됐다"고 전했다.

유 원내대변인은 "현실적으로 차기 지도부 뽑고 한 달 남짓 지나서 전당대회를 하는데 그 짧은 기간에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분이 계시겠느냐, 차기 지도부가 업무가 과중해 밖에서 모셔오든 비대위원장을 구분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얘기들이 오갔다"면서도 "오늘 중진회의에서 나온 얘기는 아이디어, 조언 차원에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신 이런 얘기들을 모아 차기 원내지도부가 선출되면 대안으로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원 원내대표가 최고위원들로부터 비대위원장직으로 추대된 후 최고위가 해산하자, 원 원내대표에게도 총선 참패의 책임론이 나오면서 반발이 일었다. 이 때문에 원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비대위원장직을 이양하겠다고 했다가, 아예 비대위원장을 임명하는 전국위를 열지 않고 당선인 워크숍을 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외부인사를 영입할 경우,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는 분리가 불가피하다. 유 원내대변인은 "외부인사를 영입하자고 했을 때 다들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이셨고, 한 달 내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모셔올 수 있느냐고 얘기했을 때도 그럴 수 있다, 일리가 있다고 했다"면서 "당선인 워크숍을 통해서 새 당선인들이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들은 또한 "총론적으로 당이 처한 현실이 과도기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위기가,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것이 아닌가, 빨리 리더십을 바로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유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회동은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이들의 참석으로 신경전 등이 예상됐으나, 정작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비박(비박근혜)계의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꼽혔던 심재철 의원이 국회 부의장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박계에선 나경원 의원이 후보로 좁혀진 상태다. 친박계에선 홍문종, 유기준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진석 당선인과 정우택 의원도 거론된다.

이날 회동 전 최경환 의원은 "표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오늘 와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농담을 던졌고 원 원내대표는 "안오시는 분들은 의지가 없는 걸로"라고 답한 후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