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누구?…‘물밑 경쟁’ 치열

2016-04-24 18:17

여야가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출을 목전에 두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법안 논의를 위한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 3당은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출을 목전에 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3일 원내대표 경선으로 20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을 선출키로 확정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5월 둘째 주 새 원내대표 선출이 유력시 된다.

여야 3당 중 가장 먼저 원내사령탑에 오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책임은 막중해지면서 당내에서 공식적인 출마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총선 참패 이후 당 내홍을 수습하고 당청관계 회복 및 차기 최고위원회 구성 전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데다, 원내대표 경선으로 계파 갈등이 또다시 전면화 되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

실제로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들은 많지만, 정작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24일 현재까지 아무도 없다.

이로 인해 당장 오는 26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는 겉으로는 총선 책임론과 쇄신 방안을 중심으로 논쟁을 벌이되, 차기 원내지도부 문제를 놓고도 은근한 기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총선 참패에도 당내 세력이 여전히 강한 친박계에서는 현재 4선 고지에 오른 홍문종 의원과 유기준 의원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충청권 4선이 된 정진석 당선인도 출마가 예상되나, 26일 당선인 워크숍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유보적인 상태다.

유력한 출마자로 거론되던 심재철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를 공식화 했다. 대신 국회부의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우택·한선교 의원도 불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진다.

비박계에서는 가장 유력한 나경원 의원을 단일 후보로 내야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나 의원(4선) 또한 출마 여부에 대해 강한 긍정도 강한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신중하게 고심 중인 상태다.

상당수 중진의원들이 이처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아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의 밑그림도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총선 직후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이 급부상하면서, 청와대와 야당과 실무 협의를 담당하는 정책위의장 자리는 ‘실무형’ 인재를 찾을 공산이 크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가 지역과 계파를 달리했던 전례상, 수도권의 나경원·홍문종 의원은 각각 영남권 의원과, 유기준 의원은 수도권 의원과 정책위의장 짝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3선 당선자 중 권성동(강원), 김광림(경북), 김세연(부산), 박순자(경기), 이종구(서울), 이학재(인천) 의원 등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정책위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자들은 벌써부터 의원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4선으로는 이상민 설훈 안민석 강창일 조정식 의원, 3선 이춘석 변재일 안규백 민병두 우원식 우상호 김영춘 홍영표 윤호중 의원 등 거론되는 후보만 10여명에 달한다. 이들의 주요 공략 대상은 초선 의원들로, 일부 후보자들은 당선 축하 난을 보내며 간접적으로 지지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당선인 대회에서 “당헌·당규에는 5월 중순에 원내대표단을 구성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앞당길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하겠다”며 조속한 원내대표 선거를 예고했다.

국민의당은 3파전 양상을 띠며 후보자들이 의욕적으로 선거에 나설 태세다. 20대 국회에서 ‘3당 체제’를 공고히 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영향력이 되레 더민주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승용(4선) 현 원내대표를 비롯해 유성엽(3선), 김동철(3선) 의원 등이 원내사령탑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모두 호남권 인사로, 총 3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한 호남 출신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보다 20대 국회에서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은 오는 26~27일 열리는 워크숍에서 당선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 선출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