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첫방 '딴따라'…시청률 꼴찌를 자처한 욕심

2016-04-21 10:25

[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KBS2 ‘비밀’·MBC ‘킬미힐미’ 연타 흥행으로 톱배우 자리에 오른 지성과 tvN ‘응답하라 1988’로 100억 소녀가 된 혜리를 주인공으로 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는 K팝의 성공신화를 그린다, 집필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유영아 작가가 맡는다…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한 것이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 석호(지성 분)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리겠다는 이 드라마는 20일 첫 방송에서 가열차게 성공 가도를 달리다 나락으로 떨어진 석호의 기구한 운명을 담아냈다. 대한민국 최대 가수 엔터테인먼트 KTOP 이사 석호는 피와 땀으로 키운 그룹 잭슨과 함께 신생 엔터사, 망고엔터테인먼트에서 제2의 인생을 꿈꾼다. 거칠 것은 없다. 열애설이야 돈으로 막으면 되고, 방송국 PD 정도야 넉살 한 번이면 제 편이 된다. KTOP 대표와의 관계도 웃으면서 마무리했고, 무명 작곡가의 곡을 잭슨의 자작곡으로 둔갑시켜 실력파 그룹 이미지도 만들어놨다. 그렇게 주변도 돌보지 않고 성공을 위해 달렸다. 꿈이 손안에 잡힐 듯했던 바로 그 순간, 자신이 쏘았는지도 몰랐던 화살이 한 번에 돌아오며 석호를 위협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했다. 수목극의 절대 강자였던 KBS2 ‘태양의 후예’가 종영하며 공석이 된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이 너무 과한 탓이다. 톱스타의 열애설을 담보로 한 언론사와 엔터사의 뒷거래, 톱스타와 방송국의 밀고 당기기, 무명 작곡가의 곡에 제 이름을 씌워 싱어송라이터인 체하는 아이돌의 저열함…대중의 구미를 당길만한 것을 첫 회에 모두 쏟아부었지만 이미 연예계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다뤄진 내용이라 어느 하나 새로운 것이 없다. 익숙한 것을 답습할 것이었다면 사실적으로 깊이 있게 다뤘어야 했지만, 연예계 풍문을 쏟아내는 데 바빠 그마저도 해내지 못했다.

하루하루 숨 가쁘게 살아가는 20대 초반 정그린 역을 맡아 신석호가 만드는 ‘딴따라 밴드’의 보컬, 조하늘(강민혁 분)의 하나뿐인 누나로 나오는 혜리는 어떠했나. 전작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한 덕선의 잔상을 단박에 지우지 못한 것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의 한계라고 치자. 부모님을 여의고 서로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남매의 모습은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을 연상하게 해 보는 이를 당황하게 한다.

수많은 결핍을 감내하고 2화를 봐야 할 이유를 애써 찾자면, 전작 ‘킬미힐미’에서 무려 일곱 개의 인격을 소화한 배우 지성이다. 한 회분 안에 담아내기에는 무리인 감정의 고저를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연기 덕이다. 협잡꾼의 능수능란함, 위선자의 능글맞음부터 절망하고 분노하고 폭주하는 극단의 감정을 한계 없이 펼쳐냈다.

아무리 지성이라도 드라마 전체를 일으키지는 못했다. ‘딴따라’ 첫방송 시청률은 6.2%(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 기준)로 KBS2 ‘태양의 후예-스페셜(17.7%)’보다 낮음은 물론, SBS ‘굿바이 미스터 블랙’(8.1%)에도 뒤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