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빚' 경고음, 전년대비 21% 급증

2016-04-20 15:02
중국 증시 상장 87곳 부동산 업체 지난해 부채 410조원 웃돌아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1선도시 등 대도시 집값이 크게 뛰고 부동산 시장 전반에 회복조짐이 감지되고 있지만 부동산개발업체의 '재정'에는 비상등이 깜박이고 있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중국 시장정보업체 Wind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상하이·선전 증권소에 상장한 87곳 부동산개발업체의 부채규모가 급속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19일 보도했다.

87곳 상장 부동산업체의 지난해 실적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총 부채규모는 2조3400억 위안(약 410조3700억원)으로 전년인 2014년 1조9300억 위안 대비 4100억 위안(약 72조원)이 늘어났다. 전년 대비 부채 증가율이 무려 21%에 육박한 것이다.

또, 87곳 부동산개발업체 중 60%가 자산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늘었고 이중 40%의 자산부채비율은 70%를 훌쩍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부채율이 80%를 넘어선 기업도 11곳으로 전체의 13%에 육박했다. 70~80% 사이는 12곳, 60~70%는 20곳, 50~60%는 14곳이었다.

가장 많은 '빚'을 진 기업은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업체 완커(萬科)였다. 지난해 총 부채는 4750억 위안으로 전년도 3925억위안과 비교해 825억 위안(약 14조4730억원)이 늘었다. 자산부채비율은 77%로 전년도와 비슷했다.

개발업체가 대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무리한 개발사업을 벌이고 중국 경기둔화, 재고 증가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조를 지속해오면서 관련 기업의 부채 리스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거래열기가 다소 살아나고 회복조짐이 엿보이고 있지만 누적된 '빚'을 청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또, 부동산 상장사는 대부분 규모가 큰 대기업으로 비상장 중소 부동산업체의 부채 규모까지 고려하면 중국 부동산 업계가 안고있는 부채는 훨씬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중국 전체 부동산개발업체의 평균 자산부채비율이 317.5%로 2001년 104.6%에 비해 3배나 뛰었다는 비관적인 성적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부동산 시장은 올 들어 온기를 유지하고 있다. 전년 동기대비 두 자릿 수 증가율로 껑충 뛰며 과열양상을 보였던 상하이, 선전 등 1선도시 집값과 거래량은 당국의 억제책으로 안정되는 추세다. 대신, 투자열기는 2선도시 확산되고 있다.

시장 전반적으로도 오랜 부진에서 벗어난 분위기다. 국가통계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주요 70개 도시 중 62개 도시의 신축주택 가격이 전월비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 47곳에서 15곳이나 늘어난 것이다. 집값이 하락한 도시는 2월 15곳에서 8곳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