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기업 구조조정 미룰 수 없어…직접 챙길 것"
2016-04-17 10:04
현대상선 지목…"해운사 구조조정 속도 더디면 정부가 나설 것"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총선 기간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에 머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 부총리는 "공급 과잉업종·취약업종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으며, 빨리해야 한다"며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해운사 구조조정을 예로 들었다. 유 부총리는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제일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고 말했다.
조건부 자율협약 상태인 현대상선은 협상에 성공해 용선료를 낮춰야 채권단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까지 갈 수 있다.
유 부총리는 "용선료 협상의 결과가 중요한데, 잘될지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회의를 갖고,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지양하고 남은 수단인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IMF의 최고 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도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포용적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더 균형잡힌 성장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꼭 필요하다면 하겠지만, 아직 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올해 1분기 6.7%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내려가는 등의 큰 변화가 생기면 추경을 편성할 수 있고, 그때는 여러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선 이후 추경 편성이 더 어렵게 됐다"며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추경 편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행정부에 미치는 권한이 법안과 관련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소야대 상황이 행정부로선 더 어렵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올해 추경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내년 예산을 확대하는 방향의 재정정책을 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