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신실크로드를 가다] 성연석 다이아몬드 플라자 팀장 "베트남에 롯데백화점 상품권 선보이려고 4개월여 공들였죠"
2016-04-18 06:53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베트남에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도입하기 위해 담당자만 몇 개월을 찾아 헤맸습니다. 몇 번 헛바퀴를 돈 끝에 결국 상품권을 유통할 수 있었습니다."
성연석 다이아몬드 플라자 영업총괄 팀장(롯데백화점 소속)은 지난달 24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호찌민시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플라자의 지분을 2014년 포스코로부터 인수해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지 백화점 중 유일하게 샤넬 화장품 매장이 1층에 자리한다. 이 매장에서만 한 달에 4억원의 매출이 나온다. 신제품이 나오면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기자가 방문한 날도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출시 행사가 한창이었다.
성연석 팀장은 이만큼 인지도 있는 백화점에 한국의 선진화된 상품권을 선보이고 싶었다.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상품권은 너무 조잡해 컬러 복사를 하는 등 불법 인용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지 변호사 등에게 상품권을 보여주며 자문을 구했더니 "상품권이 돈처럼 생겨 외화처럼 돈을 수입하는 것이니 중앙은행을 가야 한다"고 해서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만나 주지 않았다.
성 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현지 중앙은행에 가면 또 기획재정부에 가보라고 하고, 막상 가보면 아무 곳도 답을 주지 않았다"며 "담당 부서라고 생각해 공문을 보내도 다 반송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지류상품권, 문화, 교육에 관련된 물품은 수입 검열이 굉장히 엄격하다.
실제 한국에서 베트남 주재원들에게 보낸 롯데백화점 수첩을 전달받는데 2달이나 걸렸는데 그나마 앞부분의 롯데 연혁, 사훈 등은 다 찢겨진 채 메모지만 전달됐다. 뭔가 의심쩍은 물품은 반송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성 팀장은 세관에 근무하는 50대 아줌마 공무원의 마음을 사는 방법을 택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계속 가서 얼굴을 비추면 조그마한 정보라도 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서였다.
그는 "4개월여를 지나가는 길에 케이크나 커피를 사서 건네기도 하고, 괜찮은 한국 영화가 베트남에 개봉하면 영화 티켓을 건네기도 했다"고 웃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성 팀장은 "이분이 미안했는지 수소문을 해서 베트남 국세청 통관 관련 부서에 근무하면서 한국 사정에 밝고 한국 기업에 대해 우호적인 공무원을 소개해줬다"며 "결국 그 사람을 통해 서류에 도장을 찍고 상품권을 들여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상품권 외에도 다이아몬드 플라자 곳곳에서는 롯데백화점 특유의 MD 구성과 편의시설 등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성 팀장은 "롯데백화점의 VIP 서비스를 다이아몬드 플라자 곳곳에 도입했다"며 "VIP 라운지와 유아 휴게실 등 한국 백화점 시스템을 베트남 최초로 시도했더니 경쟁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따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