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통일금융 추진 2년…관련 상품 관심 '뚝'
2016-04-14 18:00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탄생 2년째를 맞이한 '통일금융'이 실패를 거듭했던 관치금융 상품의 전철을 밟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IBK기업·NH농협 등 4개 은행이 지난 2014년 선보인 통일금융 관련 상품의 판매 실적이 최근 들어 급감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 및 드레스덴 구상 발표 이후 통일금융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꾸리거나 상품을 선보였다.
국민은행이 2014년 6월 출시한 'KB통일기원적금'은 지난달 말 현재 총잔액 3347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총잔액 3565억원보다 6.1%(218억원) 줄어든 규모다. 계좌 기준으로는 지난해 6월 13만3192좌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지속해 지난달 현재 12만2827좌까지 줄어든 상태다.
같은 시기 '우리겨레통일정기예금'을 출시한 우리은행의 실적 역시 지난해 3월까지 상승세였다. 이후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달 현재 3577좌, 391억5300만원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 상품이 1년제 정기예금인 점을 감안하면 출시 초기 가입자들을 제외하고는 신규 가입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상품은 출시 초기만 해도 판매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등 '대박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겨레통일정기예금의 경우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6만3565좌, 8528억원을 유치했으며 KB통일기원적금 역시 12만2828좌, 2024억원을 끌어들였다. IBK통일대박기원통장은 출시 후 2주일도 지나지 않아 가입금액 6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정부가 구조 개혁 및 경제 활성화 등을 현안으로 제시, 통일 이슈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통일금융이 과거 '녹색금융'에 이어 관치상품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의해 탄생한 상품이라기보다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인 만큼 정책 지속성이 뒷받침돼야 빛을 볼 수 있는데 다른 현안들에 밀리면서 자연스레 소비자들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