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정운천, 적진에서 승리의 꽃 피우다
2016-04-14 13:28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새누리당이 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 붉은 깃발을 꽂았다. 13일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정현·정운천 당선인이 각각 전남 순천과 전북 전주을에서 승리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서갑원 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던 이정현 당선인은 광주·전남의 총선에서 처음 승리한 주인공이다. 더불어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한 첫 인물로도 기록됐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비례대표로 제17대 국회에서 입성한 이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역임한 바 있다.
20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선거구 획정으로 쪼개지면서 그는 고향인 곡성 대신 순천에 출마했다. 이 당선인은 순천시장을 두 번 역임한 노관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초반 여론조사에서 불리한 것으로 나왔지만, 선거 운동을 펼치면서 점차 그 격차를 좁혔고 결국 본선 대결에서 승리했다.
전남에 이정현이 있다면 전북에는 정운천이 있다.
이후 그는 2010년 전라북도 지사 등에 도전했다가 한 차례 고배를 마셨고, 19대 총선에서는 이상직 의원을 상대로 35.8%의 득표를 얻었지만 11.2%p 차이로 패했다. 이번 전주 국회의원은 삼수 끝에 이뤄낸 집념의 승리다.
전주을 지역에서 정 당선인은 최형재 더불어민주당 후보, 장세환 국민의당 후보와 3파전을 벌였다. 선거 운동 때만 해도 최형재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공동대표와 장세환 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사이에서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주 시민은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선거 운동 내내 정 당선인은 '힘 있는 여당'을 앞세워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전라북도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는 지난 1996년 군산에서 당선된 강현옥 의원 이후로 20년 만이다.
이들은 '호남=야당'이라는 지역주의 공식을 타파한 일등공신이다. 내년 대선에서 호남의 '여풍(與風)'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1석은 10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