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의 정반대 전략… SC제일 '확대' vs 씨티 '집중'

2016-04-12 17:30

[표=금융감독원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두 외국계은행이 국내 시장에서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국내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느끼도록 이름까지 바꿔가며 소매금융을 확대하는 반면 씨티은행은 고액 자산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씨티은행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각각 소매금융 확대, 고액 자산가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브랜드명을 기존 한국SC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변경하며 4년 만에 다시 '제일'이라는 명칭을 사용키로 했다. 이는 국내 고객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절실하다는 현실적인 요인과 기존 영업 방식에 한계를 느낀 박종복 은행장이 소매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오프라인 네트워크 전략 역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신세계그룹과 협약을 맺고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 뱅크샵을 잇따라 오픈하고 있다.

뱅크샵은 기존 은행 영업 시간을 벗어나 야간과 주말에도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다. 백화점 영업 시간에 맞춰 평일·휴일 구분 없이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태블릿PC를 활용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예·적금, 신용대출, 담보대출, 신용카드, 펀드에 이르기까지 주요 은행 업무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다.

이외에 SC제일은행은 외국계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씨티은행은 일반 고객을 상대로하는 소매금융을 점차 축소하면서 고액 자산가에 대한 자산관리를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흥 부유층을 대상으로 출시한 '씨티 프라이어리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씨티 프라이어리티는 편리하고, 효율적이고, 디지털화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해 미래의 자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자산 및 계획 관리 서비스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산 관리 서비스 고객군도 세분화해 기존 1억원 이상 고객에게 제공했던 자산 관리 서비스의 기준을 5000만원 이상으로 확대 적용했다. 특히 한국 시장의 부유층 고객을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고객(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군), 씨티골드 고객(2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자산가군), 씨티프라이어리티 고객(5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 신흥자산가군)으로 새롭게 정비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일반 소매금융 확대를, 씨티는은행 부유층 자산관리를 각각 중점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어느 쪽 전략이 통했는지는 결국 향후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고 전했다.